타이젠 폰, 원형 아이콘 눈에 띄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12일 03시 00분


삼성 Z1, 안드로이드폰과 비교해보니
손 많이 가는 기본앱 8개 깔려… 특정色 고르면 모든기능 색깔 통일
첫 출시 인도서 10일새 5만대 팔려

과연 삼성전자는 구글이나 애플 수준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까. 최근 삼성전자가 인도와 방글라데시에서 출시한 스마트폰 ‘삼성 Z1’에서 그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다. Z1은 하드웨어 업체로 머물 것인지, 소프트웨어 회사로 변신할 것인지의 갈림길에 선 삼성전자가 포부를 품고 내놓은 제품이다. 처음으로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가 아닌 자체 ‘타이젠’ 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이기 때문이다.

Z1은 인도에서 출시 10일 만에 5만 대가 팔려 긍정적인 초기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직접 타이젠 OS를 써본 현지 소비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개발 2년여 만에 마침내 베일을 벗은 Z1을 구입해 기존 안드로이드 및 애플의 운영체제인 iOS와의 차이점을 비교해봤다.

○ 안드로이드 같은 사용방식, iOS 같은 디자인

가장 먼저 눈에 띈 점은 안드로이드에 비해 한결 아기자기하고 알록달록한 아이콘 등 사용자환경(UI)이었다.

화면을 꾹 길게 누르면 ‘테마’ ‘배경화면’ 등의 항목이 나오는데 55가지 색상별로 테마를 고를 수 있다. 특정 색상을 고르면 바탕화면뿐만 아니라 키패드부터 연락처까지 모든 기능의 색상이 통째로 바뀐다.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의 아이콘 테마도 세 가지 버전의 디자인을 제공해 취향별로 고를 수 있도록 했다.

아이콘 디자인도 원형으로 통일했다. 소프트웨어 개발도구(SDK·Software Development Kit) 제공 단계부터 원형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앱 개발사별로 크기와 형태가 제각각인 안드로이드 앱과는 차별화했다. 그동안 애플 iOS에 비해 디자인 통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던 안드로이드의 단점을 개선한 것이다.

기본적인 사용 방식은 안드로이드와 상당히 유사했다. 그동안 줄곧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써왔던 사람이라면 곧바로 머뭇거림 없이 쓸 수 있을 정도다.

차이점은 화면 하단에 △전화 △연락처 △메시지 △카메라 △메뉴 등 4, 5개 앱이 기본으로 깔려 있는 안드로이드와 달리 타이젠은 △사진앨범 △인터넷 △음악 등을 포함한 8개 앱이 두 줄로 정렬돼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측은 “소비자 조사를 통해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쓰는 8개 앱을 기본으로 배치했다”고 했다.

따로 버튼을 누르지 않고 스마트폰 하단에서 위로 스크롤만 하면 바로 메뉴 화면이 나오는 것도 다른 점이다. 소비자로선 한 번의 동작 단계가 줄어든 것이다.

안드로이드와 닮은 사용법은 기존 안드로이드 유저들이 큰 부담 없이 타이젠으로 옮겨갈 수 있는 장점이다. 하지만 동시에 굳이 안드로이드 대신 타이젠을 선택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기 어렵다는 단점이 될 수도 있다. Z1의 경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약 9만9000원)을 경쟁력으로 내세웠지만 추후 고가 모델이 출시될 경우 유저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타이젠만의 특별한 ‘무언가’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생태계 꾸릴 앱 부족… 콘텐츠 확보가 숙제

화면 하단의 기본 앱 중 왼쪽 상단 가장 첫 번째에 설치된 앱이 ‘조이박스’다. FM라디오와 음악, TV, VOD 스트리밍 등 각종 콘텐츠를 모아둔 삼성전자의 비밀 병기다. 삼성전자 측은 “흥이 많은 인도인들은 일상생활에서 늘 음악과 함께한다는 점을 고려해 현지 특화된 콘텐츠 확보에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다”고 했다.

신생 OS이다 보니 아직까지는 생태계를 꾸릴 앱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보완하고자 ‘뉴스헌트’ ‘크리켓 게임’ ‘ESPN’ 등 인기 앱은 다운로드하지 않고도 쓸 수 있도록 기본 앱으로 제공한다. 버스 티켓 예매 사이트 및 구직·구인 사이트, 온라인 쇼핑몰 등 인도인들이 즐겨 찾는 홈페이지와는 별도로 제휴를 맺어 모바일 전용 홈페이지를 아이콘으로 생성해 바탕화면에 깔 수 있도록 한 점도 기발했다. 이 밖에 게임로프트, EA 등 주요 모바일 게임사와도 협력해 타이젠 스토어용 게임들을 개발하고 있다. 글로벌 메신저 ‘와츠앱’은 현재 타이젠 스토어 무료 앱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음 달 2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하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는 지난해에 이어 ‘타이젠존’이 마련된다. 삼성전자, 인텔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부스로, 이곳엔 Z1을 비롯한 타이젠 제품들이 설치될 예정이다.

김지현 jhk85@donga.com·서동일 기자
#삼성#Z1#타이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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