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세뱃돈, 어린이펀드 들어줄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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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불리면서 경제관념 심어줘… 증여에 활용땐 절세효과도
해외우량자산 분산투자 바람직… 당장 수익보다 장기관점서 골라야

어린이펀드는 학자금, 결혼자금 마련 등의 뚜렷한 목표를 세워 장기적으로 투자해야 하는 만큼 단기 수익률에 실망하지 말고 꾸준히 투자하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미래에셋증권 제공
어린이펀드는 학자금, 결혼자금 마련 등의 뚜렷한 목표를 세워 장기적으로 투자해야 하는 만큼 단기 수익률에 실망하지 말고 꾸준히 투자하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미래에셋증권 제공
황영기 신임 금융투자협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백일을 맞은 손주에게 주식 600만 원어치를 선물했다고 밝혔다. 그는 “손주의 교육, 결혼 자금으로 쓸 수 있도록 앞으로 주가가 지금의 10∼20배가 될 수 있는 기업 3개를 골라 200만 원어치씩 사 줬다”며 “선진국 사례를 봐도 장기 투자를 하면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오를 만한 주식을 골라 자녀에게 ‘특별한 선물’을 하는 것은 돈도 불리고 자녀에게 경제관념도 키워 줄 수 있는 일석이조의 방법이다. 하지만 황 회장처럼 직접 주식을 고르는 게 힘들다면 어린이펀드를 활용하는 게 어떨까. 최근엔 어린이펀드를 활용해 세금을 아끼면서 계획적인 증여에 나서는 투자자도 늘고 있다.

○ 어린이 경제교육 등 부가혜택


어린이펀드는 가입자에 따른 분류일 뿐 운용 스타일은 일반 펀드와 큰 차이가 없다. 그 대신 어린이 경제 교육, 해외 캠프 같은 부가 혜택을 준다. 미래에셋은 어린이펀드 가입자를 대상으로 미국·영국·일본의 유명 대학을 견학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고 신한BNP파리바는 어린이 예술·경제 캠프를 연다.

무엇보다 어린이펀드에 투자할 때는 대학 등록금, 결혼 자금 등의 투자 목표를 확실하게 세워두는 게 좋다. 그렇지 않으면 중간에 목돈이 필요할 때마다 헐고 싶은 유혹이 생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어린이펀드는 장기 투자를 목표로 하는 만큼 장기 성과를 따져봐야 한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내에 집중하기보다 해외 우량 자산에도 분산 투자하는 상품이 좋다”고 말했다. 함정운 한국투자신탁운용 채널영업본부 상무는 “장기적으로 책임지고 운용할 수 있는지 운용사의 경영 상태를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어린이펀드를 증여에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현행 세법상 만 18세 이하인 미성년 자녀에게 2000만 원까지 세금 없이 증여할 수 있다. 여기다 적립식 펀드의 경우 현재 가치로 증여 가액을 산출하는 만큼 절세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예를 들어 미성년 자녀에게 한꺼번에 2400만 원을 증여한다면 증여세를 내야 한다. 하지만 매달 20만 원씩 10년간 자녀 앞으로 어린이펀드에 넣는다면 세법에서 정한 이자율로 할인받아 증여 가액 2400만 원은 약 1725만 원으로 계산돼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 투자 목표 세워 10년 이상 장기 투자해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최근 1년간 가장 뛰어난 성과를 올린 어린이펀드는 30% 이상의 수익을 올린 ‘미래에셋우리아이친디아업종대표’ 펀드다. 2007년 설정된 이 펀드는 중국과 인도 증시에 상장된 종목에 주로 투자한다. 중국, 인도 증시가 각각 ‘후강퉁’과 ‘모디노믹스’ 효과에 힘입어 크게 뛰면서 펀드도 수혜를 고스란히 누렸다.

올 들어서는 ‘한국투자네비게이터아이사랑 적립식 펀드’의 성과가 두드러진다. 연초 이후 유일하게 10% 이상의 수익을 냈다. 최근 5년 수익률도 58%로 높다. 이 펀드는 주가 변동에 따른 위험을 줄이고자 기업 탐방과 철저한 리서치로 안정적인 투자 포트폴리오를 추구하는 게 특징이다. ‘마이다스 백년대계 어린이’ 펀드도 단기뿐 아니라 중장기 성과가 꾸준하게 좋다.

최근 증시가 부진하다 보니 대부분 주식형 펀드로 운용되는 어린이펀드도 수익률이 저조해 환매에 나서는 투자자가 많다. 하지만 단기 수익률에 실망하지 말고 장기 성과를 기대하며 길게 투자하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어린이펀드에 투자할 계획을 세웠다면 올해 설에 받을 세뱃돈을 시작으로 매달 용돈 중 일부를 떼어내 꾸준히 투자하는 게 좋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세뱃돈#어린이펀드#경제관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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