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발표한 3기 면세점 신규 사업자 선정에 대한 업계의 반응이다. 숫자로 보여지는 결과는 4 대 3.
신 회장이 이끄는 호텔롯데는 일반기업에 입찰된 8개 사업 구역 가운데 절반인 4곳을 따내며 완승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5년간 총 8개 구역에 낼 임차료로 6조4200억 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신라가 써낸 3조9000억 원대보다 2조5000억 원이나 많은 금액이다. ‘승자의 저주’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신라면세점은 3곳을 땄다. 면세점 운영 면적이 기존보다 절반으로 줄었다. 하지만 매출이 적었던 탑승동과 적자였던 루이뷔통 매장을 털어내 홀가분하다고 한다. 신동빈 회장과 이부진 사장. 면세점 운영권을 두고 두 오너의 경쟁은 2008년부터 지금까지 계속 ‘현재형’이다.
○ 2008년부터 시작된 공항 면세점 경쟁
2008년 인천국제공항 2기 사업자 입찰에서 호텔롯데는 호텔신라에 화장품·향수 등 주요 매장을 내줬다. 그 후 호텔롯데는 2009년 AK면세점을 인수하며 반전을 꾀했다. 2011년에는 호텔신라가 루이뷔통을 인천국제공항에 유치했다. 호텔롯데는 인천공항을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냈다. 7년간 내내 팽팽한 경쟁이었다.
신 회장은 이번에 거액의 베팅을 했다. 아무리 인천공항 면세점이 상징성이 있어도 지나치게 많은 비용이라는 평가다. 연간 7200억 원을 임차료로 써야 한다. 소비자에게 가격 부담을 떠넘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상대적으로 이 사장은 이번에 ‘다걸기(올인)’ 하지 않고도 실속을 차렸다는 평가다. 박종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호텔신라가 면세점 운영 면적은 줄었지만 고수익인 주류와 담배 매장을 추가로 운영하게 되면서 이익을 보전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 계속되는 제주 면세점 경쟁
롯데와 신라는 제주 면세점 사업권을 놓고 또 한 번 불꽃 튀는 대결을 펼친다. 호텔롯데의 면세사업권이 3월에 만료되기 때문에 이달 말 시내 면세점 사업자가 정해질 예정이다. 호텔롯데는 크루즈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제주시로 면세점 이전을 추진하고 있고, 호텔신라는 균형발전을 내세우며 서귀포시에 면세점을 추가로 내겠다는 입장이다.
두 업체는 요즘 제주 민심 얻기에 분주하다. 이 사장은 2년 전부터 사회공헌사업인 ‘맛있는 제주 만들기’ 프로젝트를 직접 챙기고 있다. 호텔롯데는 제주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면세점 수익금을 제주시에 환원하는 파격 조건을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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