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에 밀려… 전통주의 분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16일 03시 00분


2년연속 설 선물세트 매출 뒤질듯… 귀성객 줄고 제품 홍보 부족이 원인
정부-지자체 소비촉진 나서

전통 차례주 빚기 시연 국순당은 ‘바른 차례문화 알리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15일 서울 중구 소공로 더플라자 호텔에서 전통 차례주 빚기 시연행사를 열었다. 수라간 상궁과 나인 복장을 한 모델들이 전통주를 빚는 과정을 연출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전통 차례주 빚기 시연 국순당은 ‘바른 차례문화 알리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15일 서울 중구 소공로 더플라자 호텔에서 전통 차례주 빚기 시연행사를 열었다. 수라간 상궁과 나인 복장을 한 모델들이 전통주를 빚는 과정을 연출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명절 주류 선물세트=전통주’라는 공식이 깨지고 있다. 과거 오랫동안 명절 주류 선물세트의 최강자로 군림하던 전통주는 매출액 기준으로 지난해 설에 사상 최초로 와인에 밀렸고, 이런 상황은 올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가 지난 3년간의 설 선물세트 매출을 분석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통주는 2012년 설 시즌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으로 전년보다 매출이 두 자릿수 감소했다.

반면 와인 매출액은 2012년 전년보다 19.5% 증가한 데 이어 2013년과 2014년에도 전년보다 각각 18.0%와 5.9% 늘었다. 그 결과 지난해 설에는 와인 선물세트 매출액이 전통주의 2.8배에 이르며 와인이 사상 최초로 전통주 매출을 넘어섰다.

전통주는 2000년대 중후반까지만 해도 명절 선물세트 카탈로그의 맨 앞면에 배치돼 ‘얼굴’ 역할을 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차츰 카탈로그 뒤쪽으로 밀려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전통주의 수요와 인기는 점점 하락하고 있지만 와인을 즐기는 소비자 저변은 점점 확대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전통주는 대개 명절 차례주로 쓰이지만 최근에는 귀성 인구가 점점 감소하고 있고, 제품 정보가 부족해 찾는 이가 점차 줄어드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관세청의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2005년 1만8984t이던 와인 수입량은 지난해 3만3100t으로 9년 새 약 74.3% 증가했다.

이런 현상 때문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은 전통주 소비 촉진을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고객들에게 제품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늘리고 판로를 개척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판단에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11일 서울 종로구 율곡로에 ‘전통주 갤러리’를 열고 본격적인 전통주 홍보에 나섰다.

한편 올해 설에는 대형마트들도 전통주 특판행사를 벌이고 있다. 이마트는 설을 맞아 ‘함양 솔송주’와 ‘이강주’ ‘문배술’ 등 전국의 각종 유명 전통주를 한데 묶은 건배주 세트를 선보였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전통주#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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