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기업소득 환류세제 기준 제시
사옥과 전시-판매장 업무용 분류… 호텔과 아트홀은 인정 않기로
2015년 납부 9조5000억중 8조가 ‘투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해 9월 10조5500억 원에 사들인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 터에 짓는 사옥뿐 아니라 전시컨벤션센터도 업무용 건물로 인정받게 됐다. 정부가 기업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올해 도입한 기업소득 환류세제에서 세금 면제 대상을 업무용 건물로 규정하고 있어 현대차그룹은 이 세제에 따른 세금을 거의 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16일 이런 내용을 담은 ‘세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다음 달 6일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기업소득 환류세제에서 투자로 인정되는 업무용 건물에 공장, 판매장, 영업장, 물류창고, 본사, 연수원 등이 포함됐다. 건물 일부를 임대할 때는 본사가 직접 사용하는 비율만큼만 투자로 인정하되 본사가 건물의 90% 이상을 사용하면 전체 건물을 업무용으로 인정해준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한전 땅에 지상 115층(높이 571m)짜리 사옥과 전시컨벤션센터, 아트홀, 62층짜리 호텔 등을 지을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기재부 당국자는 “사옥과 자동차를 판매용으로 전시하는 공간은 업무용으로 볼 수 있는 반면 아트홀과 호텔은 업무용으로 보기 어렵다”고 해석했다. 사옥과 전시컨벤션센터는 한전 땅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따라서 현대차가 올해 납부할 인수대금 9조4950억 원 가운데 7조∼8조 원 정도가 투자로 인정될 것으로 관련 업계는 보고 있다.
기업소득 환류세제상 제조업체에 부과하는 법인세는 기업소득의 80%에서 투자, 임금증가분, 배당액을 뺀 금액에다 세율(10%)을 곱해 산출한다. 현대차의 올해 실적이 지난해 수준이라고 가정할 때 기업소득은 4조6000억 원이고, 이 소득의 80%인 3조6800억 원에서 투자, 배당, 임금상승분을 뺀 금액이 과표(세금 부과대상 기준금액)가 된다. 한전 터 인수 금액 중 투자로 인정되는 금액(7조∼8조 원)을 빼면 과표 자체가 0원이 돼 낼 세금이 없어진다.
다만 이날 현대차 측은 한전 터 매입에 관계없이 올해 예정된 투자와 임금상승분만으로도 과표가 완전히 없어진다며 이번 조치로 현대차가 이득을 보는 부분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기재부는 올해부터 배당소득세제를 도입해 주주배당을 많이 하는 기업에 세제혜택을 부여할 예정이다.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이 시장 평균의 120% 이상이고 총 배당금 증가율이 10% 이상인 기업의 배당소득에 대해 정상 세율인 14% 대신 9%의 세율을 적용한다.
또 연금계좌를 갖고 있는 사람이 요양을 위해 적립금을 중간에 인출할 때 일반적으로 부과하는 15% 세율 대신 3∼5%의 낮은 세율로 과세하는 한도를 별도로 설정했다. 지금까지는 연금계좌 인출액 전액에 대해 저율과세를 하고 있어 연금을 중간에 깨는 사람이 많다는 지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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