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지키려는 포르셰 vs 넘어서려는 마세라티… 고급 수입차 전쟁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4일 03시 00분


기자간담회에서 엿본 한국시장 공략책

고급 수입차 시장의 기존 강자 ‘포르셰’와 떠오르는 도전자 ‘마세라티’가 잇따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근탁 포르쉐코리아 대표는 10일 서울 중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을 열고 “다양한 라인업과 고객 만족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기존 기자간담회나 콘퍼런스처럼 기자들을 대규모로 모아서 하는 방식이 아니라 예닐곱명씩 소규모로 며칠에 걸쳐 이뤄졌다. 겉으로 내세우는 화려함보다 언론에 더 친밀하게 다가가며 내실을 다지려는 의도로 보인다.

포르셰는 지난해 국내에서 17개의 새로운 모델을 출시하며 총 2568대를 판매했다. 2013년의 2041대에 비하면 25.8%나 성장한 수치다. 모델별로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카이엔’과 ‘마칸’이 성장세를 이끌었다. 스포츠카인 ‘911’은 295대가 팔렸다.

포르셰는 올해 플러그인(충전식) 하이브리드 모델을 앞세워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2분기에 ‘카이엔 S E-하이브리드’와 ‘파나메라 S E-하이브리드’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카이엔 S E-하이브리드는 사륜구동임에도 L당 29.4km를 갈 수 있으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km당 79g에 불과하다. 파나메라 S E-하이브리드는 L당 32.2km를 갈 수 있으며 전기주행 모드로 최고 시속 135km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

포르쉐코리아는 판매가 늘어남에 따라 서비스센터도 늘릴 계획이다. 현재 포르쉐코리아는 수도권과 대구, 부산을 중심으로 총 8개의 전시장과 6개의 워크숍을 운영 중이다. 현재 분당 서비스센터를 확충하고 있어 내년 상반기에 완공되면 현재보다 3배로 커져 애프터서비스에 대한 고객 만족도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르셰에 뒤이어 ‘마세라티’도 1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엔 특히 마세라티 일본 법인장이자 한국 시장 총괄을 담당하는 파브리지오 카졸리 씨도 참석해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카졸리 법인장은 “우리는 한국인의 차에 대한 열정을 사랑하며, 이 열정이 오래도록 계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마세라티는 지난해 723대를 판매해 아직 양적으로는 기존 모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성장세는 어느 브랜드보다도 가파르다. 2013년 127대 판매에 비하면 469%가 뛴 셈이다. 한국의 판매 순위는 기존 15위에서 지난해 7위로 올라섰다. 전 세계적으로도 3만6500대를 판매하며 전년대비 136%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런 실적의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은 ‘기블리’ 모델이다. 마세라티가 고급차에 입문하는 젊은층을 겨냥해 1억 원 초반대 가격으로 출시한 기블리는 국내 판매량의 70%를 차지했다.

마세라티는 올해 전 세계에서 7만5000대를 팔아 판매량을 2배로 늘리고, 한국에서는 70% 성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하반기에는 대표 모델인 ‘콰트로포르테’에 350마력 신형 엔진을 탑재해 출시할 예정이다. 또 내년에는 브랜드 내 처음으로 SUV 모델인 ‘르반떼’를 내놓기로 했다. 올해 상반기 중 강남에 서비스센터를 열면서 현재 3군데(서울 성동구·경기 성남시·부산 해운대구)인 서비스센터도 한 군데 더 늘리기로 했다.

두 브랜드 모두 모터스포츠에 기반을 두고 고성능 모델을 앞세운다는 공통점이 있다. 포르셰는 1951년 르망 대회를 시작으로 레이싱에서 인증된 기술을 양산차에 적용해오고 있다. 김 대표는 “우리는 포르셰의 모든 모델을 스포츠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보통 차가 열쇠를 오른쪽에 꽂게 돼 있는 것과 달리 포르셰는 왼쪽에 열쇠를 꽂게 돼 있는데, 경주에서 운전자가 왼손으로 열쇠를 꽂는 동시에 오른손으로는 기어를 조작해 빨리 출발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창립 100주년을 맞은 마세라티는 페라리와 함께 이탈리아 FCA 그룹에 속해 있다. 마세라티는 창립자인 마세라티 형제들이 레이싱카 준비를 위한 작업장을 세운 것이 시초다. 이후 F1 그랑프리 대회 32회 우승 등 500여 회의 모터스포츠 대회 우승을 기록하며 기술력을 뽐내고 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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