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 계열 저축은행 등 20개 저축은행이 거의 모든 신용대출에 대해 연 30%대의 고금리를 물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다음 달부터 저축은행의 신용등급별 대출액과 금리를 상시 점검해 금리인하를 유도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전국 79개 저축은행을 전수 조사한 결과 대부업 계열 저축은행을 포함한 20개 저축은행이 개인신용대출 고객에게 연평균 30.0%의 고금리를 적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20개 저축은행은 고객에게 연평균 24.3∼34.5%의 금리를 적용해 왔다. 세종저축은행의 평균금리가 연 34.5%로 가장 높았고 현대저축은행(33.9%), 스타저축은행(32.4%)의 순이었다. 대부업 계열 저축은행인 웰컴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은 각각 연평균 29.7%의 금리를 받아 왔다.
일반 저축은행의 금리 상한선은 34.9%이지만 금융당국은 지난해 대부업체에 저축은행 인수 승인을 해줄 당시 대부업 계열 저축은행들은 29.9%까지만 금리를 받도록 했다. 20개 저축은행이 고객들에게 법적으로 허용된 가장 높은 수준의 금리를 물려온 셈이다.
금감원은 20개 저축은행이 고객의 신용등급에 따라 금리를 차등화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높은 금리를 적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일부 저축은행들은 신용등급이 1등급인 고객에게도 연 30%대의 고금리를 물려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비해 KB, 신한, BS 등 금융지주계열 저축은행 등 5개 저축은행은 대출자의 신용도에 따라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금리를 물리고 있었다. 신용등급이 높을수록 낮은 금리를 적용하다 보니 평균금리도 전체적으로 낮았다. KB저축은행의 경우 연 15.3%로 평균금리가 가장 낮았고 신한저축은행(15.7%), BS저축은행(17.2%), 페퍼저축은행(17.2%), 대신저축은행(18.6%) 순으로 금리가 낮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출 고객들에게 금리를 어떻게 받을지는 저축은행이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지만 금융당국으로서 저축은행들이 원가와 고객의 신용등급에 따라 합리적으로 금리를 정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며 “평균금리가 10%대인 저축은행도 있는 만큼 일괄적으로 30%대의 고금리를 적용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다음 달부터 저축은행들의 신용등급별 대출취급액과 금리 수준에 대한 점검을 강화할 계획이다. 대부업 계열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3개월에 한 번씩 정기점검을 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저축은행들이 고객의 신용등급별로 금리를 차등화하면 자연스럽게 평균 금리가 낮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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