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된 동전 금액과 한국은행 금고로 돌아온 금액을 비교한 ‘동전 환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일각에서는 경기침체에 쪼들린 가계가 소액의 동전까지 탈탈 털어 쓴 결과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25일 한국은행이 최근 발간한 ‘우리나라의 화폐’ 책자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동전의 누적 환수율(환수액을 발행액으로 나눈 것)은 22.3%로 3년 연속 상승했다. 2008년 말 22.5%였던 동전 누적 환수율은 금융위기 이후 경기가 반등한 2010년 말 21.8%로 떨어졌지만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는 매년 상승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말 동전 누적 환수율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말(22.3%)과 같은 수준이다.
동전 환수율은 경제에 큰 충격이 있을 때마다 급등해 왔다. 외환위기 때는 1997년 말 16.7%였던 누적 환수율이 이듬해인 1998년 26.9%로 치솟았다. 카드 사태가 발생한 2003년에도 2002년 22.3%였던 누적 환수율이 24.1%로 올랐다. 경제난이 발생하면 집에 버려두다시피 했던 동전마저도 요긴하게 쓴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한은 관계자는 “환수율이 미미하게 올라가는 추세라 경기 침체에 따른 영향으로 단정하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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