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사이 제주도에는 ‘분양형 호텔’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더불어 ‘10년 확정수익률’ 등의 매혹적인 문구로 투자자를 유혹하는 광고가 넘쳐났다.
2012년부터 생활숙박업이 합법화돼 최근 2년간 제주도에서 허가 난 분양형 호텔은 27곳이며, 전국적으로는 40곳 넘는다.
분양형 호텔은 시행사가 일반 투자자를 모아 호텔을 짓고 객실을 분양한다. 전문운영사가 직접 운영·관리 후 전체 수익금을 배분하는 방식으로 투자자는 임차인 모집 및 운영 부담이 없다.
1~2억 원대의 투자비로 상가에 비해 소액 투자가 가능하고 대부분 구분등기를 할 수 있어 객실 소유권을 아파트처럼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다.
하지만 계약 주체인 시행사의 부실 여부에 따른 수익률 보장의 한계, 공사 지연에 따른 수익률 감소, 호텔 난립 및 과장 광고로 인한 객실 가동률 감소 등 투자 전에 꼼꼼히 살펴봐야 할 부분이 많다.
# 단발성 사업 ‘시행사’ 여부 호텔 브랜드는 로열티를 지불하고 빌려 쓰는 개념이고, 전문 운영회사는 비용을 받고 운영만 대행해주는 업체이기 때문에 계약 주체인 시행사가 꾸준한 사업 시행을 하고 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분양형 호텔은 다른 부동산 시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투자비가 적기 때문에 일회성 수익을 노린 시행사가 적지 않다. 호텔 수익률 담보는 시행사가 하는 것이기 때문에 만약 시행사가 문을 닫는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의 몫이 되는 것이다.
성산 일출봉과 바다와의 거리가 있고 주변 편의시설 없는 곳에 위치한 제주도의 한 분양형 호텔 공사 현장
# 공사 진행은 잘 되고 있나? 분양은 했으나 공사를 안 하거나 멈춘 현장도 있다. 제주도의 경우 암반이 많고 주변 건물의 지하공사 민원이 잦아 공사가 지체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준공이 늦어지면 투자자의 수익금 지급시기가 늦어져 투자수익률 차이가 발생한다.
또한 간혹 분양을 하고 분양대금 수입을 챙겨 도산하고 잠적하는 사례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현장의 공사 진행 여부 확인이 중요하다.
분양한지 몇 달이 지났는데도 펜스도 없이 자재만 쌓아놓은 제주도의 분양형 호텔 부지
암반이 많아 공사가 착공 1년이 지났어도 진행이 더딘 제주도의 한 분양형 호텔 공사 현장
주변건물의 지하공사 민원으로 공사가 지연중인 제주도의 한 분양형 호텔 공사 현장 # 관광객 유입은 꾸준한가? 최근 수도권 및 지방 도시 분양형 호텔 공급이 늘어나면서 경쟁이 치열해져 분양 당시 확정수익을 보장하는 경우가 많지만, 경쟁이 과열되면서 수익률이 떨어지는 호텔이 생길 수 있다.
# 지분등기인가? 구분등기인가? 구분등기는 투자자가 객실 소유권을 아파트처럼 사고팔 수 있기 때문에 나중에 되파는 것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환금성이 좋은 편이다. 반면 지분등기는 분양받은 호텔에서 구체적인 객실 호수가 없고 ‘250분의 1’과 같은 형태로 지분만 표시된다. 이 경우 호텔이 ‘공동소유’로 묶여 있기 때문에 추후 매각이 쉽지 않다.
노철오 RM리얼티 대표는 “분양형 호텔은 투자 진입장벽이 낮아 노후를 준비하는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며 “호텔 브랜드와 운영사에 현혹되지 말고 시행사의 건정성, 운영수익 가능성, 공사진행 차질 여부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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