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기임원 사퇴하고… 그룹 해체되고… 2013년 최고 연봉 최태원 회장 ‘0원’
3월말 2014년도 연봉 공개
이달 말 2014년도 사업보고서를 통해 공개되는 대기업 오너들의 연봉 순위가 2013년과는 크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2013년 기준 상위 20명 중 8명이 기업 안팎의 사정으로 등기임원 자리에서 물러났기 때문이다.
2013년 연봉 301억500만 원으로 오너와 전문경영인을 통틀어 1위에 올랐던 최태원 SK 회장의 지난해 연봉은 ‘0원’이다. 2013년부터 수감 중인 최 회장은 이듬해 3월 SK㈜, SK하이닉스, SK C&C 등 모든 계열사의 등기임원 자리를 내놓으면서 “연봉도 받지 않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201억1000만 원으로 2위였던 김형섭 평안엘앤씨 전 고문도 2013년 12월 퇴임식을 치르고 등기임원에서 사퇴했기 때문에 올해는 연봉 공개 대상이 아니다. 4위(131억2000만 원)였던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도 지난해 초 집행유예 형이 확정되면서 등기임원직을 내놓았다. 최근 사실상 경영일선에 복귀했지만 아직 집행유예 기간 중이어서 등기임원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8위(54억2500만 원)였던 구자준 전 LIG손해보험 회장은 회사가 KB국민은행에 매각되기 전 2013년 6월 사퇴했다. 각각 9위(53억9100만 원)와 18위(43억7900만 원)였던 오리온 담철곤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 부부는 2013년 11월 스스로 등기임원에서 물러났다. 14위(47억5400만 원)였던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실형을 선고받은 후 지난해 3월 3개 계열사 등기임원 직을 내놓았다. 20위(42억3000만 원)였던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은 그룹이 해체되고 본인은 수감 돼 있다.
2013년 100억 원 이상의 연봉을 받은 오너 4명 중 등기임원직을 유지한 사람은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140억 원) 뿐이다. 새롭게 상위 20위 진입이 예상되는 오너로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2013년 19억 원의 연봉을 받았던 서 회장은 지난해에는 상반기(1~6월)에만 23억 원의 보수를 받았다.
상장사 등기임원의 연봉 공개는 지난해(2013년도)에 이어 올해(2014년도)가 두 번째다. 올해는 금융감독원이 연봉의 산정근거와 항목, 산출과정까지 공개하도록 한 기업공시 서식 개정안을 적용해 보다 자세한 내역이 공개된다. 삼성, 신세계 등 일부 주요 그룹 오너는 등기임원을 맡지 않아 공개 대상에서 제외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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