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쇼핑, 2년새 7.2배 폭풍성장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2일 03시 00분


2014년거래액 13조1400억원… 육아-식품 등 일상용품 많이 구매
가격-효용에 끌린 ‘영감쇼핑’ 효과… 상황 맞춘 시간별 판매전략도 한몫

직장인 김현경 씨(29·여)는 퇴근길에 자주 스마트폰을 통해 온라인 쇼핑몰 G9의 애플리케이션(앱)을 본다. 10일에는 특가 상품으로 손톱영양제가 올라온 것을 보게 됐다. 최근 네일숍에서 손톱이 상해 매니큐어를 칠하기 힘들다는 소리를 들었던 김 씨. 그는 이 손톱영양제를 보자마자 홀린 듯 결제했다. ‘1+1’ 상품이 8800원. 김 씨에게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이었다. 사실 손톱영양제는 여성인 김 씨도 잘 몰랐던 상품이다. 김 씨는 “모바일 쇼핑을 통해서 그동안 잘 몰랐지만 나에게 꼭 필요한 상품을 싸게 사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영감(靈感) 쇼핑’이다. 처음부터 뭘 살지 정하고 가격 비교를 하는 ‘목적 구매’와는 상반되는 개념으로, 스마트폰을 보다가 가격이나 상품의 효용에 끌려 쇼핑하는 형태다. 특히 모바일 쇼핑에서 잘 구현되는데, 스마트폰을 통해 손쉽게 상품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큰 고민이 없어야 하므로 상품군의 가격이 저렴하다.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생활이 보편화되면서 영감 쇼핑을 실현하는 모바일 쇼핑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온라인쇼핑협회에 따르면 2012년 1조8200억 원이던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2013년 5조9100억 원, 2014년에는 13조1400억 원으로 늘었다. 2년 만에 7.2배로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4분기(10∼12월) 온라인 쇼핑몰 G마켓의 판매액 중 모바일의 비중은 38%. 2012년 4분기 4%, 2013년 4분기 21%에서 빠르게 커졌다. 비슷한 쇼핑몰인 옥션의 모바일 비중도 2013년 4분기 18%에서 1년 뒤 30%로 늘었다. 11번가의 모바일 비중도 2012년 6%에서 2014년 31%로 급증했다.

특히 영감 쇼핑이 많은 패션 분야에서 모바일 쇼핑의 비중이 높다. 2014년 12월 기준으로 G마켓 패션 부문의 모바일 비중은 60%다. 소비자들은 주로 티셔츠처럼 자주 입는 옷과 가격이 싼 제조유통일괄형(SPA) 제품을 모바일로 구매한다. 유아동용품(63%)도 모바일 구매 비중이 높다. 어린아이와 늘 붙어 있어야 하는 부모에게는 오프라인 매장을 찾거나 컴퓨터 앞에 앉아 쇼핑을 하는 것에 비해 모바일 쇼핑이 훨씬 편하다. 식품의 모바일 구매 비중도 49%다. 2명 중 1명은 컴퓨터 대신 스마트폰으로 먹을거리를 산다는 의미다. 저렴한 의류, 육아용품, 식품 모두 일상에서 늘 필요한 제품이란 공통점이 있다.

온라인 쇼핑 업체들도 모바일 쇼핑 특성에 맞춰 구매를 유도하는 전략을 쓴다. 1월 아시안컵 축구 준결승전을 앞두고 G9는 ‘치킨+콜라’ 세트를 15% 할인된 가격에 주문할 수 있는 구매 쿠폰을 팔았다. 예정에 없던 판매였지만, 당시 아시안컵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점에 착안해 판매자를 급히 섭외해 준비했다. 결과는 대성공. 판매 시작 20분도 안 돼 모두 팔렸다. 점심시간 직후 ‘아메리카노 할인 구매 쿠폰’을 판다고 고객들에게 알려주는 것도 시간대에 맞는 소비를 유도한다. 스마트폰으로 터치 몇 번에 손쉽게 쇼핑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전략이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모바일#쇼핑#영감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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