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년 동안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마케팅 담당자들은 구강청결제의 톡 쏘는 ‘맛’이나 펜을 사용할 때 사각사각 긁히는 ‘소리’ 같은 자극 요소를 이용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소비자의 오감에 다가갈 수 있는 기법을 발전시켜 왔다. 이른바 ‘감각 마케팅’ 기법이다. 감각 마케팅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아라드나 크리슈나 미시간대 교수는 최근 하버드비즈니스리뷰 코리아(Harvard Business Review Korea) 3월호에 실린 기고문을 통해 “감각이 인간 두뇌의 깊은 곳까지 얼마나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기업들이 이제 막 깨닫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식료품이나 화장품 업계처럼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는 업계에서 감각 마케팅은 사실 익숙한 활동이다. 예를 들어 세계적인 초콜릿 업체인 허시는 사람들이 ‘키세스’ 초콜릿을 둘러싼 은박지를 벗길 때 촉감이 주는 즐거움이 단순한 초콜릿 한 조각을 특별한 경험으로 바꿔준다는 사실을 일찍부터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기업이 시각 외에 다른 감각적 효과에는 별 신경을 쓰지 않는 실정이다. 크리슈나 교수는 이런 태도가 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예컨대 은행 지점이라면 내부 인테리어에 쓰일 목재나 가죽을 고를 때 고객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고 부를 암시해 줄 수 있는 향기가 나는 소재(촉각)를 고른다든가, 모터가 내장되는 제품을 만든다면 어떤 소리(청각)가 날지에 대해서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뜻이다.
제품을 포장하는 단계에서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포장을 푸는 과정 자체가 특별한 이벤트가 될 수 있도록 포장재 재질부터 포장을 풀 때 나는 소리는 물론이고 마치 베일을 벗듯이 제품이 모습을 드러내도록 포장하는 방식 등 다양한 감각 마케팅 기법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크리슈나 교수는 “이제는 제품도 자신의 목소리를 낼 뿐 아니라 그에 대해 고객이 본능적으로 혹은 잠재의식 중에 반응하는 시대”라며 “소비재 기업이라면 제품을 설계할 때 브랜드의 독특한 개성을 창조하기 위해 감각적 효과를 다각도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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