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1%대 시대’가 열림에 따라 재테크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예금, 대출금리가 연쇄적으로 하락하고 시중자금의 흐름도 ‘저축’에서 ‘투자’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물가상승률, 세금 등을 고려하면 실질금리가 사실상 마이너스로 떨어진 만큼 투자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예금보다 수익이 높은 주식이나 ‘중위험·중수익’ 금융상품에 분산투자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12일 현재 주요 시중은행들의 주력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연 1.9∼2.1% 선. 은행들은 다음 주부터 예금금리를 0.05∼0.25%포인트 정도 낮출 계획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2%대 예금상품은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월 말 현재 가계, 기업이 은행에 예치한 정기예금 잔액은 544조7000억 원이다. 예금금리가 기준금리 인하 폭만큼 떨어진다고 가정할 때 가계, 기업으로 돌아가는 연간 이자소득만 1조3600억 원가량 감소한다. 은행 이자로 생활하는 은퇴자나 안정적인 예·적금 상품을 선호했던 소비자들은 금융소득이 줄어 시름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반면 2월 말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566조 원, 이 중 80%가 변동금리 대출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대출금리가 최대 0.25%포인트 떨어지면 가계의 대출이자는 1조1300억 원 정도 감소할 수 있다. 다만 변동금리 대출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등 시장금리가 이미 많이 내려간 상태여서 대출금리 하락은 0.1%포인트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전문가들은 예금 투자자들에게 연 4∼5%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중위험·중수익 상품 쪽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작년부터 뭉칫돈이 몰리고 있는 주가연계증권(ELS), 주식형펀드보다 규모가 커진 채권형펀드, 정부의 배당확대 정책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배당주펀드 등이 대표적인 상품이다. 이기상 미래에셋증권 여의도영업부 부지점장은 “초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나이 든 보수적인 투자자들도 예금에서 돈을 빼내 투자상품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이런 추세가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자금이 증시로 이동해 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경기부양의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되는 건설·증권·은행 등 내수업종, 원화 약세로 수출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는 자동차·전자업종 등이 수혜주로 꼽힌다. 장영준 대신증권 압구정지점 부지점장은 “다른 금융상품과 달리 국내 주식투자에는 세금이 붙지 않는 만큼 이제 ‘주식=절세상품’이라는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수익률 1%가 아쉬운 때일수록 절세는 중요한 재테크 포인트다. 직장인들은 연금저축, 소득공제장기펀드(소장펀드), 재형저축 등을, 자산가들은 비과세되는 저축성보험이나 물가연동국채,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 브라질 국채 등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공성율 국민은행 목동PB센터 팀장은 “초저금리 시대에는 무엇보다 특정 자산과 특정 국가 등에 쏠리지 않도록 자산배분을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출받기는 한결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달 24일부터 기존 대출자를 위해 ‘갈아타기용’으로 선보이는 장기·고정금리 분할상환상품 ‘안심전환대출’의 금리도 연 2.5% 정도로 낮아질 예정이다. 조성만 신한은행 자산관리솔루션부 팀장은 “고정금리 대출상품도 연 3% 이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만큼 신규 대출 때는 고정금리를 눈여겨볼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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