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연 회장정부 정책에 따라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통해 동반 성장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있다. 한일종합기계㈜(회장 이정연)와 한국동서발전㈜(사장 장주옥)의 얘기다.
한국동서발전을 포함한 화력발전소에 사용되는 석탄(유연탄)은 현장에 설치된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을 통하여 운송되고 있다. 운송 과정에서 석탄의 일부는 하부로 떨어져 쌓이게 되는데 10km 운송구간 기준으로 연간 약 22만 t의 낙탄이 발생한다. 이 낙탄은 지금까지 20%만 사람이 삽으로 회수하고 나머지는 공업용수를 사용해 씻어냈다.
하지만 한국동서발전은 지난해 이 고질적인 문제를 말끔히 해결했다. 우수 협력 중소기업의 제품 판로 확대를 위한 ‘Test-bed(시범설치)’ 사업의 일환으로 ‘낙탄 회수 시스템’을 발전설비에 설치하면서 낙탄 회수율이 기존 20%에서 95%로 뛰었고, 처리비용도 연간 21억 원이나 줄었다. 한일종합기계가 개발한 ‘석탄이송용 벨트컨베이어 낙탄 회수시스템’을 설치한 뒤 일어난 변화다.
한국동서발전은 이에 앞서 석탄하역기 버킷에 ‘고착된 석탄을 자동으로 털어내는 장치(CSU)’를 한일종합기계에서 납품받아 연간 약 9억 원의 수익을 창출했다. 유연탄이 해외에서 들어올 때 유수분과 고열로 버킷에 딱딱하게 엉겨 붙는 고착 현상을 예방해 주는 제품이다. 현장에 시범설치 과정을 거쳐 이를 바탕으로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성능인증을 받았다. 석탄 고착으로 발생하는 추가 하역비용과 체선료를 줄일 수 있는 장치로 현재 국내 4곳의 발전사와 납품 계약을 맺어 공급을 하고 있다.
한일종합기계는 지난해 ‘취수설비에 쓰이는 경량화된 고강도 바스켓’도 선보였다. 발전소 열교환기에 냉각수를 공급하기 위해 취수설비가 사용되는데 해파리와 해초 등의 부유 물질이 밀려 들어오면 냉각수 부족으로 발전소가 정지될 수 있다. 경량화된 고강도 바스켓은 이러한 환경에 견딜 수 있도록 바스켓이 쉽게 변형되고 연결부위가 파손되는 단점을 보완한 것이 특징이다.
취수설비에 쓰이는 경량화 된 고강도 바스켓.수중 중량을 감소시키는 부력강화재를 개발하여 당진화력발전소에 적용한 결과 기존 취수설비보다 20%의 경량화를 실현하였다. 향후 국내 표준 화력발전소 취수설비에 적용하면 연간 80억 원가량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일종합기계는 이 밖에도 화력발전소의 석탄을 이송하는 벨트컨베이어의 아이들러 화재감시 시스템도 개발했다. 아이들러에 센서를 설치해 종합상황실에서 회전과 온도를 상시 감시, 마찰로 인한 화재에 조기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한일종합기계는 1968년 ‘한일상사’로 출범해 47년간 제조설비 외길을 걸어온 회사다. 1980년에는 수입에 의존해온 타이어 제조설비 대부분을 자체 개발해 금호타이어에 납품하였고 중국과 베트남 등 해외에도 타이어 제조설비를 수출하면서 2007년도에는 철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하였다.
이정연 한일종합기계 회장은 “100여 명의 직원 중 40%가 기술 엔지니어와 연구인력으로 구성돼 있고 연구개발 투자비율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단순한 납품업체가 아닌 사용자(발주자)의 시각으로 고객사의 예산 절감에 기여할 것”이라며 “국내 공공기관들도 중소기업의 기술력을 믿고 구매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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