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살 난 딸을 둔 김모 씨(38)는 아이가 커서 대학에 들어가는 모습을 상상만 해도 가슴 한 구석이 답답하다. 아이가 대학에 입학할 때까지 직장을 다닐 수 있을까 확신이 서지 않아서다. 김 씨는 자녀가 어릴 때부터 미리 대학 학자금 용도로 돈을 모으기로 했다. 소액이라도 꾸준히 모으면 목돈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다.
김 씨처럼 자녀 학자금을 미리 마련하려는 고객이 늘어나며 금융회사들은 다양한 어린이 전용 목돈마련 상품을 내놓고 있다. 매월 돈을 넣을 수 있는 적금 외에도 설날과 추석 등 명절에 아이들이 받는 용돈을 저축할 수 있도록 한 상품도 생기고 있다.
원하는 대학 입학하면 우대금리도
하나은행이 판매하는 ‘하나꿈나무적금’은 한 달에 50만 원 한도로 넣을 수 있는 적금 상품이다. 기본 금리는 3년제 기준 연 2.6% 수준이며 1년에 10회, 13∼18개월간 15회씩 납입하면 연 0.2%포인트의 ‘저축왕’ 우대금리를 추가로 준다. 고객의 자녀가 원하는 대학에 등록한 뒤 합격하면 추가로 연 2.0%포인트의 금리 혜택을 준다는 점이다.
신한은행은 ‘신한아이행복적금’을 판매 중이다. 1년제 적립식 적금이며 기본금리는 연 1.9%다. 아이행복카드의 결제 계좌가 신한은행인 고객의 자녀이거나 주택청약통장 또는 키즈플러스통장을 가지고 있다면 최고 연 0.7%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주어진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한 키즈플러스 통장은 어린이가 저축습관을 기르면서 영어를 공부할 수 있도록 통장에 돈을 넣거나 출금할 때마다 통장에 오늘의 영어 문구가 찍혀 나오도록 했다”며 “부모가 인터넷뱅킹을 통해 자녀에게 송금할 때 통장에 자녀에게 전하고 싶은 글귀를 적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우리아가사랑 유후적금’은 월 100만 원 이내로 납입할 수 있는 어린이 전용 상품이다. 1년 이상 5년 이내로 가입할 수 있고 기본금리는 연 2.4%다. 부모와 자녀가 동시에 가입하거나 우리아가사랑토마스통장에서 자동이체할 경우 각각 연 0.1%포인트의 추가 금리를 준다.
국민은행은 18세 미만 고객을 대상으로 ‘KB주니어Star적금’을 내놓고 있다. 이 적금은 학자금 마련을 위한 목돈마련 상품으로 연 2.2%의 기본금리를 주고 있다. 가족 3인 이상이 국민은행에 고객으로 등록돼 있거나 자동이체로 입금할 경우 연 0.3%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준다.
어린이 보험도 인기
대학 학자금 마련용 어린이 연금보험 상품도 눈길을 끈다. 기존의 어린이 연금보험 상품은 45세 이후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지만 자녀가 대학에 들어가는 시점에 맞춰 연금을 받을 수 있게 설계된 상품이 인기를 모으는 것이다.
한화생명의 ‘The따뜻한 어린이변액연금보험’은 자녀가 19세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게 한 상품이다. 수령 시점부터 5∼10년 동안 고객이 원하는 금액만큼 연금으로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입대나 어학연수 등으로 자녀가 휴학할 경우 최대 3년간 연금 수령을 중지할 수도 있다. 대학 학자금이 필요 없다면 45세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실제 대학 교육 기간에 맞춰 안정적으로 교육자금을 운용할 수 있다”며 “보험료를 얼마나 냈는지나 중도인출 명세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인터넷 통장 서비스도 함께 운영해 자녀에게 경제 교육도 함께 시킬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동양생명의 ‘꿈나무재테크보험’은 초등학교나 중고교에 입학할 때에 맞춰 학자금을 받을 수 있는 어린이 전용 저축성 보험 상품이다. 삼성생명의 ‘우리아이부자연금보험’은 14세 이전에 가입해 45세 이후에 연금을 받는 상품으로 자녀의 대학 등록금이나 유학자금이 필요할 때 해지환급금의 50% 이내에서 중도인출을 할 수 있다.
교보생명의 ‘교보우리아이변액연금보험’은 가입 10년 뒤부터 가입자가 신청하면 적립금의 일부를 총 10회에 걸쳐 매년 지급해주는 상품이다. 교보생명은 교보문고와 제휴해 보험 가입자에게 양육상담이나 독서코칭 등의 교육 프로그램도 함께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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