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제품보다 알코올 도수를 낮춘 ‘저도(低度) 위스키’가 최근 6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경험한 위스키 업계의 ‘구원투수’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 1위인 디아지오코리아까지 뛰어들면서 저도 위스키 시장을 잡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디아지오코리아는 18일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제품 ‘윈저 더블유 아이스(W ICE by Windsor)’를 공개했다. 이 제품의 알코올 도수는 35도. 디아지오코리아의 기존 주력제품인 ‘윈저’보다 알코올 도수가 5도 더 낮다. 영하 8도에서 냉각 여과하는 공법을 채택해 목 넘김이 부드럽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디아지오는 위스키의 대명사로 통하는 ‘스카치위스키’란 명칭까지 포기하면서 이번 신제품을 내놓았다. 더블유 아이스에는 기존 윈저에 들어가는 스카치위스키 원액이 전체 용량의 99.85% 비율로 함유돼 있다. 하지만 ‘스코틀랜드산 원액을 사용한, 알코올 도수 40도 이상 제품에만 스카치위스키라는 명칭을 쓰게 한다’는 영국 스카치위스키협회의 규정에 따라 ‘스피릿 드링크’로 분류된다. 솔잎 추출물 등 첨가물이 들어있어 국내 규정으로는 ‘기타주류’가 된다.
디아지오가 이 같은 시도를 한 것은 최근의 시장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서다. 요즘에는 독한 술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된 데다 경기 침체까지 겹쳐 도수가 높은 위스키의 소비량이 줄고 있다. 조길수 디아지오코리아 대표도 이날 제품발표회에서 “위스키 본연의 깊은 맛을 즐기면서도 다음날 숙취를 우려해 도수가 높은 술을 꺼리는 등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내 위스키 시장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였다. 2014년 국내의 전체 위스키 출고량은 총 178만7358상자(1상자는 500mL 18병)로 2013년(185만692상자)보다 3.4% 줄었다. 업계 1위인 디아지오코리아의 출고량 역시 2.1% 감소했다.
반면 알코올 도수가 낮은 저도주 시장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알코올 도수가 36.5도인 ‘골든블루’ 위스키를 생산하는 골든블루는 지난해 출고량이 2013년보다 57.3%나 늘었다. 이에 롯데주류도 최근 알코올 도수 35도인 ‘주피터 마일드블루 17’을 출시했다. 주류업계는 이런 저도주 경쟁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