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경영]SK그룹, ‘인재보국’ 실천… 인턴 20% 도전정신만 보고 뽑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3일 03시 00분


SK그룹은 ‘사람을 키우듯 나무를 키우고 나무를 키우듯 사람을 키운다’는 인재양성 정신과 인재를 키워 나라에 보답한다는 인재보국(人材報國)의 철학으로 인재경영에 나서고 있다. SK의 인재경영은 1973년 장학퀴즈에서 시작해 1974년 한국의 우수한 인재들이 외국 우수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딸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국고등교육재단 설립으로 이어졌다. ‘스펙없는 열린 채용’과 끼와 열정, 도전정신으로 뭉친 신입사원을 선발하는 ‘바이킹 챌린지’, 여성 인력 육성을 위한 ‘W-네트워크’ 등 다양한 제도 등으로 그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

인재경영의 효시

SK 인재경영은 1973년 2월 18일 첫 방송을 탄 고교생 퀴즈프로그램인 ‘장학퀴즈’ 후원에서 출발했다. 장학퀴즈는 방영 초부터 전국의 수많은 청소년들을 일요일 아침 텔레비전 앞에 모여들게 할 만큼 ‘인재’와 ‘교육’의 중요성을 알리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방송 횟수만 2000회에 이른다. 출연 학생수도 1만6000명을 넘어섰다. 방송 프로그램에 단독 후원자가 등장한 것은 장학퀴즈가 처음이었다. 특히 고 최종현 SK그룹 회장은 “시청률 조사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할 만큼 인기에 연연하지 않았다.

이듬해인 1974년 최 회장은 5540만 원의 사재를 출연해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했다. 자원이 없고 오로지 인재에만 기댈 수밖에 없었던 당시의 한국 현실을 감안해 국내 우수한 학생들이 미국 등 선진국의 세계 최고 수준 교육기관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할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섰다. 1974년부터 현재까지 사회과학, 자연과학, 동양학, 정보통신 분야에서 570명의 박사를 배출했다.

스펙 파괴와 열린 채용

SK는 올해 대졸 신입사원 채용부터 지원서에 이른바 ‘스펙’ 관련 항목을 완전히 없애기로 했다. 과도한 ‘스펙 쌓기’ 경쟁에 따른 사회, 경제적 비용을 최소화하고, 직무수행 능력 중심의 ‘열린채용’ 정착을 위해서다.

대신 ‘자기소개서’가 SK 구성원으로서의 가치관과 행동규범 등을 갖췄는지를 검증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서류전형 항목이 된다. SK그룹은 직무수행능력을 면접과 인턴십 등을 통해 검증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지원자들의 도전정신을 중심으로 채용하는 ‘바이킹 챌린지’ 선발 비중을 지난해 2배인 전체 인턴 채용의 2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이 방식은 2013년부터 도입된 SK만의 독특한 채용 방식으로 이름, 생년월일, 졸업연도 등 최소한의 개인 정보와 스토리 중심의 자기소개서로 1차 서류심사를 실시한 뒤 개인 역량을 소개하는 프레젠테이션(오디션 면접) 및 심층면접과 인턴십을 거쳐 최종 입사자를 선발하게 된다.

바이킹 챌린지를 통한 응시자가 학력이나 스펙 등을 부각하면 감점을 받을 정도로 철저하게 문제해결 능력과 도전정신을 중심으로 평가한다.

SK 관계자는 “이 프로그램으로 선발된 신입사원들에 대한 내부 만족도도 높고 다양한 경험의 경쟁력을 갖춘 지원자들이 많이 몰려들고 있어 채용규모를 늘리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성 경력단절을 막는다

‘SK W-네트워크’는 여성친화적 근무환경 조성과 우수 여성인력의 육성을 위해 처음으로 그룹 차원에서 설립된 임원급 여성협의체다.

이 곳에선 그룹의 여성 임원과 주요 관계사의 인력관리를 담당하는 남성 임원이 동등한 비율로 참석해 여성 관련 정책지원사항과 역량개발, 양성평등 문화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사항을 논의하고 있다. 출산과 육아에 따른 경력 단절을 막고 성공적인 여성 리더의 사례를 발굴하기 위해 1대 1 멘토링 프로그램 등을 지원한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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