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쌀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지만 즉석밥 시장은 급팽창하며 주목을 끌고 있다.
2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2014년 국내 즉석밥 시장 규모는 1810억 원으로 전년(1676억 원)보다 8.0% 성장했다. 이런 성장세는 소비침체로 신음하고 있는 식품업계에서는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지는 수준이다. 게다가 국내의 쌀 소비량은 최근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2002년 278억 원 규모였던 즉석밥 시장은 올해는 7배가 넘는 규모인 2000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석밥이 국내에 처음 등장한 1996년만 해도 즉석밥은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밥에는 정성이 담겨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고 즉석밥의 식감·영양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점차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그동안 즉석밥의 소비 행태도 달라졌다. 예전에는 즉석밥을 놀러 갈 때 먹거나 비상식량으로 집안에 저장해두는 사람이 많았지만, 요즘에는 상자 째 사다놓고 주식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꽤 늘었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1996년 92%였던 즉석밥의 낱개 구매 비중은 지난해 26%로 낮아졌다.
즉석밥 시장이 급팽창하자 식품업계는 ‘즉석밥 전쟁’을 벌이고 있다. 흰 쌀밥 위주였던 즉석밥은 흑미밥, 검정콩밥, 오곡밥, 발아 현미밥 등 잡곡으로 다변화된 데에 이어 최근에는 다양한 조리형태를 채용하고 있다.
이마트는 최근 전투식량처럼 뜨거운 물만 부어 먹을 수 있는 ‘밥솥 없이 바로 짓는 밥’을 내놓았다. 전자레인지 없이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게 특징. 컵라면과 비슷한 컵국밥도 인기다. 대상은 건조된 밥과 액상 양념을 용기에 넣은 제품에 뜨거운 물을 부어서 먹을 수 있는 ‘정통 컵국밥’을 판매 중이다.
건강 즉석밥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풀무원은 ‘곤드레보리컵밥’과 ‘현미취나물컵솥밥을’ 등 건강 나물컵밥을 선보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슈퍼곡물로 불리는 렌틸콩과 퀴노아로 만든 ‘햇반 슈퍼곡물 렌틸콩밥’, ‘햇반 슈퍼곡물 퀴노아밥’을, 동원F&B도 ‘쎈쿡 퀴오아 영양밥’을 최근 내놓았다.
즉석밥 시장은 앞으로도 한동안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권순희 CJ제일제당 식품마케팅 담당 상무는 “한국과 식문화가 비슷한 일본의 즉석밥 시장은 1조 원에 이른다”며 “일본의 1인당 즉석밥 섭취량이 연간 11개로 한국(4.5개)보다 2배 이상으로 많은 만큼 국내의 즉석밥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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