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이 중견기업 못지않게 성장한 모습을 보면 뿌듯하면서 보람을 느낍니다. 때로는 감동적이기까지 하죠.”
조석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원전산업 생태계에서 동반성장의 성과들이 가시화된 것을 재직 기간 18개월 동안의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한수원은 2013년 9월 조 사장이 취임한 이후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동반성장을 추진하기 위해 국내 에너지 공기업 중에선 최초로 ‘공급망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원전 부품 조달체계를 전면 재검토하고, 공급망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통해 협력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다는 구상이다.
한수원은 원자력 산업계의 신(新)새마을운동이라 불리는 ‘한수원 산업혁신운동3.0’도 실시하고 있다. 2017년까지 5년간 2, 3차 협력중소기업 150개사 대상으로 총 30억 원을 투자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우수 인력 확보와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 중소기업을 위해 인력 양성도 지원하고 있다. △한수원 재직 직원이 협력사에 기술과 경영 노하우를 전수하는 ‘중견사원 교류제’ △한수원에서 퇴직한 차장급 이하 우수 인력이 협력사에 기술개발 노하우를 전수하는 ‘테크노 닥터’ △국가공인 기술 명장이 포함된 전문기술인력을 수시로 협력사에 파견해 기술 노하우를 전수하는 ‘아톰멘토’ 등이 대표적이다. 2015년부터는 아톰멘토 풀을 기술 인력뿐만 아니라 회계사, 공인노무사 등 전문자격증을 보유한 전문 인력으로 확대했다.
중소기업의 자금 문제 해결에도 앞장서고 있다. 한수원은 계약이 성사된 기업에 대해 계약금액의 최대 80%까지 운영자금을 지원하면서 일반 대출보다 1%가량 저렴하게 대출을 제공하는 ‘파워에너지론’과 ‘다함께 성장론’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54개 기업을 대상으로 400억 원을 지원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만 19개 기업에 30억 원을 지원했다. 올해는 여성기업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정책 발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15년간 표류하던 신한울원전 용지수용 협상이 지난해 11월 전격 타결되면서 에너지 수급과 지역 발전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새로운 이정표도 세웠다.
경북 울진군은 자신들이 제시한 8개 대안사업을 관철시켜 2800억 원 규모의 지역 현안사업에 탄력이 붙게 됐다. 특히 원전 건설에 따른 지역경기 활성화에 거는 기대가 크다. 신한울 3, 4호기 건설에는 7년 동안 8조2000억 원이 투입된다. 건설 및 가동기간 동안 울진지역에 풀리는 지원금 규모는 1조9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신한울 3, 4호기 건설 기간 동안 한수원 상주 직원들을 비롯해 협력사, 시공업체 직원들까지 포함하면 연인원 620만여 명이 투입된다.
비단 울진군만 이득을 보는 것은 아니다. 국가 에너지 수급 측면에서 볼 때 국내 최대의 원자력발전단지 메카가 만들어지게 된다. 현재 6개의 원전이 가동 중인 데다가 4개의 원전이 추가로 완공되면 발전설비 용량은 590만 kW에서 1150만 kW로, 국내 전체 발전량 점유율은 6.5%에서 13%로 늘어나게 된다.
한수원 관계자는 “그동안 지역과의 마찰로 대규모 국책사업이 중단되거나 취소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며 “한수원과 울진군은 비록 시간이 걸리더라도 꾸준히 대화를 통해 갈등을 하나씩 풀면서 지역과 국가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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