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유모 씨(33)는 최근 개인형퇴직연금(IRP)에 가입하기 위해 은행 창구에서 상담을 받았다. 창구 직원은 유 씨에게 IRP에는 본인의 투자 성향에 따라 예·적금은 물론 펀드까지 가입할 수 있다고 알려줬다. 유 씨는 초저금리 시대이다 보니 아무래도 IRP 계좌에 예·적금보다는 펀드를 담는 게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문제는 어떤 펀드를 담아야 할지 막막했다. 창구 직원이 유 씨에게 펀드에 대한 설명을 해줬지만 이름이 비슷비슷해 어떤 펀드에 투자하는 게 유리할지 감이 서질 않았다.
●올해 9% 이상 수익 낸 퇴직연금도
최근 IRP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IRP를 어떻게 꾸릴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IRP의 특징은 예금, 펀드, 채권 등 다양한 상품을 투자자의 취향에 따라 담을 수 있는 ‘장바구니형 상품’이라는 점이다. 본인이 원하는 투자 상품을 직접 골라 투자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최근 예·적금 금리가 연 1%대로 낮아지며 IRP 계좌에 펀드를 담으려는 투자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펀드를 잘 아는 투자자라면 상관없겠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금융회사 직원이 추천하는 펀드에 주로 투자한다. 이 경우 간혹 수익률이 좋은 펀드 외에 계열사가 운용하는 펀드 등을 추천받을 수 있어 투자 수익률이 본인의 기대수준에 못 미칠 위험이 있다. 따라서 본인이 투자하고자 하는 퇴직연금펀드를 미리 정한 뒤 IRP에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
본지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퇴직연금펀드의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금융회사가 다루는 주요 퇴직연금 펀드 중 수익률이 가장 높은 펀드는 ‘한국투자퇴직연금네비게이터1(주식형)’였다. 27일 기준으로 올해 수익률이 9.4% 수준이다. 2006년 12월 펀드가 만들어졌으며 최근 1년 수익률은 13.4%, 5년 수익률은 43.4%에 이른다.
‘이스트스프링퇴직연금업종일등(주식형)’도 인기 상품 중 하나다. 3월 말까지 수익률은 8.5%, 최근 1년간 수익률은 15.5%로 나타났다. ‘삼성퇴직연금액티브배당(주식형)’과 ‘신영퇴직연금배당주식(주식형)’ 등도 올해에만 6% 이상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이름 같아도 주식형, 채권형에 따라 수익 달라
퇴직연금펀드 중에는 이름이 비슷하거나 아예 이름이 같으면서 주식형, 채권형으로 나뉜 펀드들이 많다. 이름이 유사하더라도 펀드에 따라 수익률이 천차만별인 만큼 펀드의 정확한 명칭과 투자유형을 알고 가입해야 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퇴직플랜퇴직연금은 ‘미래에셋퇴직플랜20’과 ‘미래에셋퇴직플랜40’ 등으로 나뉘며 올해 수익률은 각각 2.4%와 3.2%다. 삼성자산운용의 ‘삼성퇴직연금코리아대표40’과 ‘삼성퇴직연금코리아중소형40’ 역시 수익률이 각각 3.0%와 5.3%로 2%포인트 이상 차이가 난다. ‘한국밸류10년투자퇴직연금증권투자신탁’처럼 이름이 같으면서 주식형과 채권형으로 나뉘어져 있는 펀드도 있다.
금융회사마다 취급하는 펀드도 각각 다르다. 각 금융회사는 약 300개의 퇴직연금펀드 중 40~100개 가량을 취급한다. 본인이 원하는 퇴직연금펀드가 있다면 이를 다루는 금융회사를 찾아 IRP에 가입하는 것이 유용하다. 시중은행들의 주요 퇴직연금펀드로는 하나은행은 ‘이스트스프링퇴직연금업종일등’, 우리은행은 ‘미래에셋퇴직플랜’, 국민은행은 ‘한국투자퇴직연금네비게이터’, 신한은행은 ‘신한BNPP퇴직연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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