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 세계 최초 ‘대륙간 해저터널’로 유럽과 아시아 잇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5일 16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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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건설이 아시아와 유럽 대륙을 연결하는 터키 이스탄불 해저터널(유라시아 터널)을 뚫기 위해 세계 최대 규모의 터널 굴착장비(TBM)를 투입한다. SK건설 제공
SK건설이 아시아와 유럽 대륙을 연결하는 터키 이스탄불 해저터널(유라시아 터널)을 뚫기 위해 세계 최대 규모의 터널 굴착장비(TBM)를 투입한다. SK건설 제공
지난해 4월 터키 이스탄불 내 보스포러스 해협과 맞닿은 하이다르파샤. 미리 파놓은 구덩이 안에서 조립한 초대형 터널굴착장비(TBM)가 모습을 드러냈다. 직경 13.7m로 아파트 5층 높이와 맞먹고 길이는 120m, 무게는 3300t이다. SK건설은 이 장비로 보스포러스 해협을 사이에 끼고 유럽과 아시아에 걸쳐 있는 터키를 복층 해저터널로 잇고 있다.

SK건설은 2008년 유라시아 해저터널 공사를 수주하며 일본, 프랑스 등 선진국들이 도맡아온 세계 해저터널 사업에 국내 건설사로는 처음 진출했다. 해저 구간 3.34km를 포함해 총연장 14.6km, 사업비 12억4000만 달러(약 1조3516억 원)의 대형 프로젝트다. 특히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세계 최초의 대륙간 해저터널 공사라 화제를 모았다.

○세계 최초 대륙간 해저터널 건설


터키 최대 도시인 이스탄불은 공공기관과 기업이 밀집된 유럽 지역과 주거지가 있는 아시아 지역이 보스포러스 해협으로 갈라져 있다. 보스포러스 1교와 2교에 양쪽을 오가는 전체 교통량의 60%가 집중되다 보니 출퇴근 시간에 다리에서 1시간 넘게 발이 묶이는 경우가 다반사다. 해저터널을 놓는 SK건설은 이런 교통체증의 해결사 역할을 맡고 있다.

아시아 지역 땅속으로 투입된 TBM은 바다 밑으로 100m 이상 내려가 하루 평균 6.6m를 굴착하고 있다. 대기압의 11배인 수압을 견디며 해저의 암반을 뚫는 동시에 사전 조립된 터널 구조물을 곧바로 내벽에 끼워 원형 공간을 확보한다. 현재 약 60% 공정이 진행돼 올해 9월경 TBM이 유럽 지역으로 빠져나오면 해저가 관통된다.

강태호 SK건설 유라시아 해저터널 프로젝트 공무팀장은 “고수압 상태에서 공사를 진행하다 보니 장비가 고장 날 경우 특수 훈련된 잠수부를 투입해 고쳐야 한다”며 “1월에는 TBM 보수 역사상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압 속에서 보수작업이 성공했다”고 전했다.

유라시아 해저터널 프로젝트는 국내외 유수 금융회사의 투자를 이끌어낸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모범사례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SK건설은 2012년 말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유럽투자은행(EIB),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등 세계 10개 금융기관과 총 9억6000만 달러(약 1조464억 원) 규모의 금융약정을 체결했다. 영국 금융전문지 PF 매거진으로부터 ‘2012년 올해의 프로젝트’로 선정되기도 했다.

터널이 2017년 4월 개통되면 하루 12만 대가 통행하며 보스포러스 해협 통과 시간이 기존 100분에서 15분으로 크게 줄어들게 된다. SK건설 관계자는 “SK건설의 이름을 걸고 세계 최초 대륙간 해저터널 공사를 성공적으로 마치겠다”고 말했다.

○수익성 중심 해외수주 전략

SK건설은 지난해 신규 국가 진출에 잇달아 성공해 약 66억7000만 달러(약 7조2703억 원)를 넘는 해외수주를 따냈다. 출혈 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중동 텃밭에서 ‘플랜트 블루 오션’으로 눈을 돌린 전략이 적중했다.

지난해 8월 캐나다에서 수주한 약 25억5000만 달러(약 2조7795억 원) 규모의 포트힐스 오일샌드(원유 성분이 함유된 모래)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오일샌드 플랜트 공사 중 세계 최대이고 국내 건설사로는 첫 수주였다. SK건설 관계자는 “캐나다는 오일샌드 최대 매장국이라 앞으로 이 지역 오일샌드 개척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메이저사가 독점한 액화플랜트 시장에도 진입했다. 지난해 2월 매그놀리아LNG사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천연가스 액화플랜트를 짓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SK건설은 올해 저유가와 중국 건설사의 약진 등으로 해외수주 환경이 녹록치 않다고 보고 철저하게 수익성 위주로 해외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프로젝트를 개발해 발주처에 사업을 제안하고 투자, 설계, 유지·관리까지 참여하는 개발형 사업(TSP)이 방안이다.

SK건설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 E&S, SK가스 등 SK그룹 관계사의 역량을 모아 다양한 개발형 사업을 만들 수 있는 게 SK건설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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