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실적호전 날개 달고… 코스피 ‘魔의 2050선’ 넘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9일 03시 00분


8일 2059.26 연중 최고치
7개월만에… 박스권 돌파 기대감, 美금리인상 지연 전망도 호재
펀드환매-그리스 경제가 변수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나란히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며 시가총액도 각각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특히 코스피는 그동안 저항선으로 작용했던 2,050 선을 7개월 만에 뛰어넘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보다 12.23포인트(0.60%) 오른 2,059.26으로 마감하며 연중 최고치 기록을 다시 썼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2,050 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9월 19일(2,053.82) 이후 7개월 만이다. 시가총액도 1286조 원으로 2011년 5월 2일(1250조 원)의 사상 최대치 기록을 뛰어넘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946억 원, 606억 원을 순매수했고, 개인은 홀로 1378억 원을 순매도했다. 화학 철강금속 증권 등의 업종이 상승했고, 전기가스 통신 섬유의복 등은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희비가 갈렸다. 삼성전자 현대모비스 포스코 등이 올랐고, 현대차 SK하이닉스 한국전력 등은 약세를 보였다.

코스닥지수 역시 1.20포인트(0.18%) 오른 668.03으로 거래를 마쳐 연중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갔다. 시가총액도 178조3000억 원으로 전날에 이어 사상 최대치를 다시 기록했다.

주식시장에 계속 봄바람이 부는 것은 미국 금리인상이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1분기(1∼3월) 한국 기업 실적도 회복세를 보이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날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47조 원과 5조9000억 원이라고 발표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10∼12월)에 이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다른 기업들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단기적으로 조정을 거치겠지만 지난 4년간의 박스권(1,800∼2,050)에서 벗어날 힘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몇 년 만에 기업 실적 추정치가 하향 조정되는 추세가 멈췄고 유가 하락이 원가 절감 등의 면에서 기업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올해 코스피가 박스권을 뚫고 2,130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리스 구제금융 이슈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고 미국 금리인상 시점이 불확실해 조정을 거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펀드 환매가 박스권 탈출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수년간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며 투자자들이 코스피 2,000을 차익 실현을 위한 ‘환매 시점’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피가 5개월여 만에 2,000 선을 재돌파한 3월 3일 이후 이달 3일까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1조8328억 원이 순유출됐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코스피#최고치#코스닥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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