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고향인 창원에 회사를 설립하겠다는 야무진 꿈을 꾸던 소년. 꿈을 좇아 산업기계 업종의 크고 작은 회사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과감히 창업의 길을 택한 승부사. 외환위기 등 숱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마침내 방산부품에서 자동차·조선 기자재까지 국내 최고 수준의 초정밀 산업용부품 전문 업체를 일궈낸 경영자가 있다.
한영정밀㈜을 이끌고 있는 한영욱 대표다. 경남 창원시 의창구에 본사가 있는 한영정밀의 한 대표는 “나와 한영정밀의 역사는 곧 끊임없는 도전의 연속이었다”며 “진화하는 기업을 목표로 항상 새로운 틈새시장을 발굴해 온 덕택에 지금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의 말처럼 초정밀 기계부품 분야에서 한영정밀의 위상은 독보적이다.
조선기자재와 선박용 엔진, 항공기, 방위산업 등 산업 전반에 필수적인 정밀 기계부품 매출이 매년 15∼20%씩 성장곡선을 그리며 시장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한 대표는 “각기 다른 고객의 요구에 맞는 다품종 소량생산 시스템을 적용한 ‘맞춤형’ 생산이 가능한 것이 한영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굴지의 조선사인 STX 조선해양과 방산기기 업체들이 한영정밀의 제품을 채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각 산업에 없어서는 안 될 정밀 기계부품은 1997년 CNC 선반 전문기업으로 출발해 20년 가까이 이 회사가 쌓아온 노하우가 집약돼 있다.
품질관리 ISO9000과 ISO14000, 자동차 TS16949 인증에 이어 2012년에는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벤처기업에 선정되며 탁월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작은 공장에서 기계 한 대를 두고 시작한 사업은 현재 702평 규모의 창원공장을 운영하는 작지만 강한 회사가 됐다. 특히 약 10년 전 시작한 방산부품 사업은 기존에 매출을 책임졌던 조선기자재 부품을 대신하는 회사의 확실한 ‘캐시카우(수익창출원)’로 부상했다.
“조선경기가 나빠지면서 조선기자재 부품의 매출 비중이 10%로 줄었어요. 그 대신 방산부품과 자동차부품은 각각 50%, 40%로 늘었지요. 끊임없이 가격과 품질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쏟은 노력이 좋은 결과를 낳았다고 봅니다.”
한영정밀의 다양한 사업군은 한편으로는 중구난방으로 보인다. 하지만 크게 보면 ‘초정밀 부품’이라는 틀 안에서 기술을 공유하고 있다. 비슷한 기술을 적용하면서 완전히 다른 제품을 만들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 것이다.
엔지니어 출신으로 무에서 유를 창출하며 정상까지 온 한 대표에게도 산업현장에서 느끼는 아쉬움이 많다. 성장의 발목을 잡는 규제 때문이다. 한 대표는 “해외 판로 개척을 위해 KOTRA의 문을 두드리지만 영세업체들에게는 여전히 높은 벽으로 작용하고 있어 아쉽다”며 “방산비리 이후 오히려 더 까다로워진 납품 규제도 현실에 맞게 보완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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