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 출혈경쟁… ‘유커관광’ 먹구름

2014년 600만 돌파… 수익성 되레 악화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이 600만 명을 돌파했지만 정작 한국 여행사들의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행사들이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는 데다 여행사를 거치지 않은 자유 여행을 하는 관광객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달 5∼11일 중국인 대상 여행상품을 운영하는 국내 여행사 3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7.6%가 ‘중국인 관광객 증가보다 업체 간 경쟁 심화 속도가 더 빠르다’고 답했다. ‘중국인 관광객 증가 속도가 더 빠르다’는 답변은 1.2%에 그쳤다. 나머지 41.2%는 ‘비슷하다’고 답했다.

조사 대상 여행사의 51.5%는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따른 수익성이 낮다’고 답했다. ‘보통이다’와 ‘높다’는 응답은 각각 40.8%와 7.7%였다. 원가 이하로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여행사도 43.4%나 됐다.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진 원인으로 ‘업체들의 공격적 마케팅 전개’를 꼽은 업체가 45.4%로 가장 많았다. ‘신규 진입 업체 급증’(32.6%)과 ‘개별여행 증가에 따른 일감 축소’(15.6%)도 과열 경쟁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향후 전망도 어두운 편이었다. 조사 대상 여행사의 56.3%는 ‘중국인 관광객 증가 추세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답했다. ‘지속될 수 있다’는 답변은 43.7%에 그쳤다. 또 ‘중국인의 한국 관광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지고 있다’는 답변(23.3%) 역시 ‘좋아지고 있다’는 답변(18.4%)보다 많았다. 최규종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과열 경쟁을 자제하고 내실 있는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호경 기자 whalefish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