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 방송인 심준구 씨(47)가 한옥마을을 거닐며 나지막이 말한다. 예전에는 누군가의 도움 없이 혼자 이곳을 관람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었다. 이어폰에서 따스한 문화재 묘사해설 음성이 흘러나오자 생생한 한옥마을의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지는 듯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시각장애인, 남산골 한옥마을 탐방의 길 열렸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남산골 한옥마을 탐방 GPS 가이드’를 서울시에 기부했다. 사용자의 위치를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으로 인식해 자동으로 문화재 모습에 대한 묘사 해설과 한옥마을 탐방 코스를 알려주는 오디오 가이드다. 일반인 목소리 재능 기부자와 박종복 스탠다드차타드은행장 및 임직원, 배우 김보성 등의 목소리 기부로 제작됐다.
시각장애인과 일반인 누구나 한옥마을 안내소에서 무료로 대여할 수 있다.
서울시 문화유산 100선을 귀로 관람하다
이는 일반인들의 재능 기부를 통해 시각장애인을 위한 오디오 콘텐츠를 개발하고 기부하는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착한 도서관 프로젝트 시즌 4’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서울시와 MOU를 맺어 서울시 문화유산 100점을 선정했고, 문화재 전문가와 시각장애인 감수단에 의해 시각장애인이 문화재를 생생히 보는 듯한 오디오 묘사 해설 콘텐츠를 개발했다.
목소리 오디션에 참여한 1만여 명의 목소리 기부 희망자 중 전문성우 심사를 통과한 100명의 목소리로 녹음했다.
100선의 서울시 문화재 묘사 해설 오디오 콘텐츠는 (사)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미디어접근센터에 기부했다. 한 시각장애인은 “그동안 문화재는 관련 지식을 암기하는 수준이었다”며 “이제 우리도 서울의 아름다운 문화유산을 귀로 관람할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5년간, 20만 명 참여, 시각장애인에게 소리로 세상을 들려주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2011년부터 책, 영화, 미술작품, 서울시 문화유산 등 900여 점의 시각장애인용 오디오 콘텐츠를 제작 배포하는 사회공헌 캠페인인 ‘착한 도서관 프로젝트’를 5년째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20만 명 이상이 참여했고, 이를 통해 총 2만1300부의 오디오북을 제작해 전국 맹학교 및 시각장애단체에 기부했다. 지난해부터는 시각장애인 및 일반인을 위한 무료 스마트폰 앱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