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30년 노하우 살려 고품격 스타일 승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5일 03시 00분


[10조 시장 면세점을 잡아라]<2>현대백화점그룹

현대백화점그룹이 추진하는 서울 시내면세점이 들어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전경. 코엑스 단지와 현대자동차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 개발과 시너지를 내며 세계적인 관광지의 ‘고품격’ 면세점을 키운다는 게 현대백화점의 전략이다. 현대백화점 제공
현대백화점그룹이 추진하는 서울 시내면세점이 들어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전경. 코엑스 단지와 현대자동차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 개발과 시너지를 내며 세계적인 관광지의 ‘고품격’ 면세점을 키운다는 게 현대백화점의 전략이다. 현대백화점 제공
현대백화점그룹은 자신에 차 있다.

입지, 경영 능력, 상품기획(MD), 중소기업과의 상생(相生) 등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권 획들을 위한 정부의 심사 기준을 맞추기 위해 착실히 준비해 왔다는 데서 오는 자신감이다. 현대백화점은 2000년대부터 면세점 사업을 검토해 왔고 2012년 본격적으로 진출할 채비를 시작했다.

특히 현대백화점이 강점으로 내세우는 것은 ‘입지’(관세청 심사기준 배점·150점)와 ‘경영 능력’(300점)이다. 면세점 부지로 밝힌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무역센터점은 코엑스 단지 내에 위치해 주변에 호텔 3곳, 카지노, 전시 컨벤션 시설 등에 둘러싸여 있다.

재무건전성도 자랑할 만하다. 현대백화점의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은 72.7배로 경쟁사들 중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보상배율이 높을수록 기업의 채무 상환 능력이 좋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조만간 면세점을 운영하는 별도 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라며 “면세점은 그룹의 미래 신(新)성장동력으로 이번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을 시작으로 향후 공항 면세점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 “세계적 관광지, 강남 최대 면세점”

“올 초 코엑스 단지에 문을 연 ‘SM타운 코엑스 아티움’은 현재 추세라면 연간 방문객 100만 명을 돌파할 겁니다. 코엑스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주목받는 이유죠.”

면세 사업을 담당하는 현대백화점 사업개발팀은 자사가 부지로 선정한 무역센터점이 있는 코엑스 단지가 세계적인 서울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SM엔터테인먼트의 복합문화공간인 SM타운이 문을 열자마자 해외 관광객이 몰려온 것이 코엑스의 잠재력을 보여준다는 얘기다.

애초에 현대백화점은 서울 신촌점과 무역센터점 등 자사 핵심 점포 위주로 후보지를 고민해 왔지만 강남이 새로운 관광지로 떠오를 것을 대비해 결국 무역센터점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장기적으로 현대차가 한국전력 부지에 추진 중인 115층 규모의 초고층 글로벌비즈니스센터 개발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김창섭 현대백화점그룹 기획조정본부 상무는 “코엑스 단지는 지난해 12월 마이스(MICE·기업회의 포상관광 컨벤션 전시) 관광특구로 지정됐다”며 “교통이 편리하고, 향후 한국전력 부지가 현대차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로 개발되면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무역센터점 두 개 층을 리모델링해 강남권 최대 규모의 고품격 면세점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이다. 현재 강남에서 가장 큰 롯데면세점 월드점(1만1000m²·특허면적 기준)을 능가하겠다는 복안이다.

○ “명품·중기 어우러진 고품격 면세점”

정부는 서울 시내면세점 선정에서 중소기업과의 상생, 고용창출 항목 등을 특히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이에 현대백화점그룹은 국내 중소기업 브랜드 판로 확대를 위한 중소기업 제품 전문관을 콘셉트로 내세울 계획이다. 또 자사 계열사인 패션기업 한섬을 앞세워 K-패션의 부흥을 위한 매장 구성도 구상하고 있다.

서울 강남 지역의 ‘맹주’로서 명품 백화점을 30년 운영해 온 노하우를 발휘해 해외 명품과 중소기업, K-패션이 어우러지는 차별화된 면세점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김 상무는 “백화점 업계에 ‘고품격’ 경쟁을 불러일으킨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 면세점의 ‘품질’을 끌어올리겠다”며 “신규 고용 창출은 물론이고 경쟁력 있는 우수 중소기업 상품 발굴 및 판로 확대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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