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2조 가까운 ‘사자’ 행진에…코스피 2,140 눈앞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6일 16시 55분


글로벌 유동성에 힘입어 코스피가 단숨에 2,140선 턱밑까지 뛰었다. 2,100대를 돌파한 지 이틀 만이다. 코스닥지수도 700선 고지 점령에 한 발짝 다가섰다.

증시 상승세를 타고 빚을 내 주식 투식에 나서는 ‘개미’들이 늘면서 신용거래 융자잔액은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16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9.94포인트(0.94%) 오른 2139.90에 거래를 마쳤다. 2011년 8월 1일(종가 2,172.31) 이후 가장 높은 지수다. 코스피는 14일 3년 8개월 만에 처음으로 2,100선을 넘어선 뒤 사흘째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도 주가 상승세를 이끈 것은 ‘바이(buy) 코리아’에 나선 외국인이었다. 기관과 개인이 각각 2600억 원, 1040억 원어치를 팔아치우는 동안 외국인은 약 3700억 원어치를 ‘나 홀로’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외국인은 최근 8거래일 연속 ‘사자’ 행진을 이어가며 무려 2조 원 가까이 사들였다. 세계 각국이 ‘돈 풀기’에 나서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해진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실적개선 기대감과 한국 증시가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김중원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펀드 자금이 신흥국 전체에서는 빠져나갔지만 한국에는 순유입되고 있다”며 “저유가에 따른 국내 기업의 비용절감, 중국 경기부양의 혜택이 함께 부각돼 한국 코스피의 투자 매력이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국제 유가가 연중 최고치로 급등한데 힘입어 나스닥지수가 5,000선을 다시 돌파하는 등 미국에서 불어온 훈풍도 호재로 작용했다.

한편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5일 현재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한 신용거래 융자잔액은 7조759억 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였던 2007년 6월 26일의 7조105억 원을 넘어선 것이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신용거래 융자잔액은 올 들어 2조 원이나 급증했다. 이 때문에 증시가 과열되고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하지만 많은 증시 전문가들은 시가총액, 고객예탁금 등 시장 규모가 함께 커졌기 때문에 아직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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