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에 ‘코스피 2,100-코스닥 700’ 시대가 열렸다. 박스권을 탈출한 코스피는 17일 단숨에 2,140선을 넘어섰고 코스닥지수는 7년 3개월 만에 700 고지를 밟았다. 유럽 등 세계 각국의 양적완화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풀린 돈의 탄력을 받아 증시가 거침없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17일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8.59포인트(1.23%) 오른 706.90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가 700선을 돌파한 것은 2008년 1월 10일(종가 713.36) 이후 7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로써 코스닥지수는 올해 들어 30.2% 급등했다.
코스닥 700 시대를 이끈 것은 초저금리 시대에 투자처를 찾지 못해 증시로 몰려든 ‘개미’들이었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날 348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는 등 올해들어 코스닥 시장에서 8900억 원 이상을 사들였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190억 원, 488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코스피도 이날 3.60포인트(0.17%) 오른 2,143.50으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14일 2,100선을 돌파해 약 4년 만에 박스권을 벗어난 뒤 쉬지 않고 오르고 있다. 이날도 외국인이 약 2800억 원어치를 ‘나 홀로’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풍부해진 글로벌 유동성을 바탕으로 외국인은 최근 9거래일 동안 코스피 시장에서 2조2000억 원 이상을 사들였다.
단기간에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증시가 과열되고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특히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가 늘면서 신용거래 융자잔액은 7조600억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오랜 기간 침체에 빠졌던 국내 증시가 회복되는 과정인 만큼 아직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고 진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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