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방배동 ‘사이길’, 서울 용산구 이태원 ‘우사단길’, 서울 강남구 신사동 ‘세로수길’…. 쇼핑과 먹을거리 명소로 유명해진 요즘 뜨는 골목들이다. 젊은 소비층이 몰리고 유행과 이슈가 만들어지는 곳이다 보니 근린상가 건물을 매입하려고 하는 투자자에게도 낯설지 않다. 이곳에는 점포나 5층 이하 건물을 사려는 투자자들이 몰린다.
골목길 상권의 점포나 소규모 건물에 투자할 때 가장 큰 장점은 대형 상권에 비해 투자 부담이 적은 대신 매각 차익이나 임대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이다. 골목길 상권은 강남대로나 명동 같은 대형 상권에 빌딩을 갖고 있다는 자부심보다 실속을 챙기려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하지만 유행에 민감한 골목길 상권에 투자할 때는 진입전략과 출구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 이른바 ‘뜨는 골목길 상권’만도 서울 시내에 20∼30곳이 꼽히고, 골목길 상권이 뜨고 지는 데 걸리는 시간은 점점 짧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대표적인 골목길 상권인 신사동 가로수길이 시들해지는 데 10년가량 걸렸다면 이태원 경리단길에 대한 과열 우려가 나오는 데는 3, 4년도 걸리지 않았다.
확실한 매각 차익을 내려면 상권이 자리 잡기 전에 진입해야 하는데 단독주택이나 근린상가를 골라 점포 임대에 적합하게 리모델링하는 것이 중요하다. 해당 상권에 어울릴 만한 업종을 고려해서 주목받을 수 있는 인테리어를 해야 임대하기 좋고 투자금도 빨리 회수할 수 있다.
골목길 상권은 주로 도시 재생 과정에서 특정 골목길을 중심으로 형성되다 보니 상권의 규모가 작은 편이다. 상권이 유명해지고 외부 투자자가 유입되면 부동산 가격이 급격히 오르고 임대료 또한 급등한다. 부동산 가격의 다소 비정상적인 급등으로 점포나 건물의 투자 수익률은 오히려 하락하기도 한다. 임대료를 올리게 되면 임차인을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임대료가 급등하면 해당 상권의 투자 과열을 의심해 봐야 한다.
대형 프랜차이즈 점포가 입점하기 시작하면 경계할 필요가 있다. 골목길 상권이 뜨기 시작할 때는 단독주택을 개조한 아기자기한 음식점과 차별화된 인테리어의 카페들이 들어서고 새로운 패션을 선보이는 디자이너숍 같은 가게들이 자리를 잡는다. 누구나 알 만한 프랜차이즈 점포가 대거 입점했다는 건 상권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는 뜻이고 해당 상권의 미래 성장가치에 대해서 따져보기 시작할 시점이라는 뜻이다.
입지가 양호한 골목길 상권은 인기가 시들해지더라도 고정 소비층을 유지하기도 한다. 또 종전과 다른 콘셉트의 점포를 개발해 다시 주목받기도 한다. 하지만 매각 차익과 임대 수입이 양호한 골목길 상권 투자를 원한다면 뜨는 골목길 상권에 들어갈 때와 나올 때를 잘 결정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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