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분노-공포-흥분 느끼게 하는게 ‘좋은 강의’ 비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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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은 무엇인가를 하고자 하는 동력이 생기도록 하는 동시에 주변 환경 및 자신의 상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만약 어떤 사람이 “많을 것을 배웠다”라고 말할 때도 실제로 누적된 학습정도를 객관적으로 판단했다기보다는 배움의 과정에서 느낀 감정의 강도에 의지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실제로는 배운 게 없어도 감정 경험이 강렬하면 많이 배웠다고 착각할 수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텍사스기술대, 미네소타대 공동연구진은 감정이 배움에 대한 판단을 실제로 부풀리는지 탐구하기 위해 4차례 연구를 진행했다. 첫 번째 연구에서는 미국인 58명에게 삶을 통해 무엇인가를 많이 혹은 적게 배운 경험에 대해 생생하게 적으라고 한 뒤 그 내용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감정을 강렬하게 표현하는 경우 삶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기술했다.

두 번째 연구에서는 269명을 7개 집단으로 나눠 실험했다. 먼저 분노, 공포, 수치, 흥분, 자부심, 죄책감 및 중립적 감정 등의 특정한 감정을 경험하도록 했다. 이후 해양생물학에 관한 글을 읽도록 했다. 잠시 후 해양생물학에 대해 어느 정도로 많이 배웠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질문했다. 이와 함께 시험을 통해 참가자들이 해양생물학에 대해 실제로 학습한 정도를 측정했다. 실험 결과 중립적인 감정을 경험한 집단에 비해 특정 감정을 경험한 집단이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했다. 반면 실제로 학습한 정도의 차이는 없었다.

세 번째 연구에서는 학습 이전에 감정을 유발한 두 번째 연구와 달리 학습 이후에 감정을 유발했다. 그러나 결과는 두 번째 연구와 같았다. 네 번째 연구에서는 네덜란드인을 대상으로 같은 실험을 진행했다. 결과는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와 같았다.

감정 경험이 수반되면 많이 배웠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따라서 좋은 강의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교육생들로 하여금 강렬한 감정을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역으로 감정 경험이 강렬한 강의였다면 강의 평가는 좋아도 실제로 그 교육을 통해 배운 것이 그리 많지 않을 수도 있다.

안도현 제주대 언론홍보학과 교수 dohyun@SocialBrain.kr
#감정#좋은 강의#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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