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円低)로 인한 수출 둔화와 내수 침체 등의 여파로 한국 기업들의 수익성이 역대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올 1분기(1~3월) 성장률도 4개 분기 연속 0%대에 머물며 저성장이 장기화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
한국은행은 23일 국내 1731개 기업의 작년 매출액 증가율이 전년도 0.7%에서 -1.5%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전년에 비해 매출액이 줄어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0.1%) 이후 처음이다. 기업들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매출액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4.3%로 하락해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낮았다.
한은은 또 이날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기(前期) 대비 0.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분기별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에 1.1%로 올랐지만 이후 4개 분기 동안 0%대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1분기의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2.4% 성장에 그쳐 2013년 1분기 이후 2년 만에 가장 낮았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엔화에 대한 원화 재정 환율은 장중 한 때 902원 선까지 하락(원화가치는 상승)했다. 2012년 6월만 해도 100엔 당 1500원 선을 넘었던 원-엔 환율은 3년도 안 돼 40% 이상 폭락하면서 한국 수출기업의 실적과 경제 전반에 부담을 주고 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서비스업 등 내수 활성화가 제대로 안 되는 가운데 수출마저 좋지 않아 저성장세가 이대로 굳어버리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