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한화갤러리아는 “수족관과 전망대 등 63빌딩이 보유한 시설과 주변 관광 인프라를 살려 아시아를 대표하는 ‘문화 쇼핑 면세점’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대기업 2곳에 주어질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권을 노리는 기업 중 입지를 확정한 곳은 현대백화점그룹(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이 합작한 HDC신라면세점(용산 아이파크몰)에 이어 한화갤러리아가 세 번째다.
한화갤러리아는 서울 시내 면세점 입지를 두고 63빌딩, 압구정동 갤러리아 명품관, 중구에 위치한 더플라자호텔 별관과 한화생명 빌딩 사이에서 고민해왔다. 63빌딩을 낙점한 것은 경쟁 기업들의 입지와 차별성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63빌딩은 빌딩 내에 대형 수족관, 밀랍인형 전시관, 대형 3D 영화관 등을 갖췄다. 한강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도 관광 명소로 인기가 많다. 이미 보유한 시설들이 관광객을 유인하기 유리한 셈.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등 경쟁자들이 백화점 내에 면세점을 지을 계획인 것과 비교했을 때, 한화갤러리아는 ‘문화와 놀이를 즐기는 면세점’이라는 강점을 내세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63빌딩의 위치가 서울 명동도, 강남도 아닌 ‘제3의 지역’인 여의도라는 점이 중요한 승부수라고 평가한다. 서울 시내 면세점을 노리는 기업들의 입지는 명동 일대로 대표되는 도심 지역과 강남 지역으로 크게 나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강남의 무역센터점을 선택했다. 신세계는 중구에 위치한 백화점 본점과 강남점을 두고 고심 중이다. SK네트웍스는 SK그룹 계열사들이 많은 도심 지역에 면세점을 세우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도심은 현재 중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지역이란 점에서 면세점 수요가 크다. 강남 지역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곳이다. 문제는 이미 도심에 면세점 3곳(롯데 신라 동화), 강남에 2곳(롯데면세점 코엑스점·월드타워점)이 있다는 것. 한화갤러리아는 “여의도에 면세점이 들어설 경우 일부 지역에 편중된 관광객을 분산시켜 서울 서남권 지역의 관광을 중흥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는 관광 사업을 통해 지역의 투자를 유치하고 경기를 활성화한다는 면세 사업 취지에도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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