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며 3월 중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액이 9년 만에 최대치를 보였다. 초저금리 기조와 주택 매매경기 회복세가 맞물려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이 4일 발표한 ‘국내은행 대출채권 및 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올 3월 말 현재 원화대출 잔액은 1278조3000억 원으로 한 달 새 4조6000억 원 늘었다.
전체 원화대출액 중 가계대출 규모는 526조1000억 원으로 전월 대비 4조 원 늘었다. 3월의 가계대출 증가폭은 2월 증가폭(3조4000억 원)에 비해 6000억 원 증가한 것으로 3월 기준으로는 금감원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6년 이후 가장 컸다.
금감원은 저금리 대출을 이용한 주택구입 수요가 늘며 가계대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3월 중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1만3100건으로 2월(8600건)보다 52%(4500건) 늘었다. 또 작년 같은 달(9500건)보다 37.9% 증가한 것이다. 이에 따라 3월 중 은행권의 신규 주택담보대출 규모도 4조3000억 원으로 지난해 3월(1조6000억 원)의 2.7배 수준으로 커졌다.
가계대출은 늘었지만 연체율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부실 위험은 낮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3월 말 현재 가계대출 연체율은 0.48%로 전월 말 대비 0.09%포인트, 작년 동월 0.18%포인트 낮아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3월에 가계대출 증가폭이 커지긴 했지만 작년 4분기(10~12월)의 월별 가계대출 증가액이 5조 원을 웃돈 걸 고려하면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며 “다만 가계부채가 경기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부채증가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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