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간 마음고생 이젠 훌훌 털어야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9일 03시 00분


다시 손님 맞는 롯데월드몰 상인들

“3억 원을 투자해 얻은 점포인데, 5개월 동안 빚만 늘었습니다. 하루에 매출이 한 푼도 안 나온 적도 있어요. 재개장하면 좀 나아지겠죠.”(롯데월드몰 입점 꽃집 사장 김모 씨)

8일 서울시가 롯데월드몰 영화관과 아쿠아리움 재개장을 승인했다는 소식을 접한 입점 상인들은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이날 서울시는 상영관 진동과 수족관 누수 현상으로 지난해 12월 영업을 정지했던 영화관과 아쿠아리움의 재개장을 승인했다.

롯데월드몰 입점 상인들은 서울시가 안전 점검을 이유로 영업정지 명령을 내린 5개월 동안 심각한 경영난에 허덕였다. 롯데시네마 5층 매표소 앞에서 호떡 장사를 하는 지영이 씨(48)는 “지난해 10월 가게를 처음 열었을 때보다 월 매출이 70% 정도 줄었다”며 “1개 1500원짜리 호떡을 100개 이상 팔아야 하루에 15만 원의 매출이 나는데, 10만 원 안팎의 매출로는 더 버틸 수가 없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한류 드라마 팬을 겨냥해 인테리어 비용에만 10억여 원을 투자한 D한식당은 그야말로 울상이다. 현장 매니저인 박모 씨는 “하루 매출이 500만∼600만 원에서 100만 원 미만으로 뚝 떨어져 가게 사장이 개인적으로 빚을 얻어다가 직원들 월급을 주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비빔밥을 파는 H한식당 역시 5개월 전에는 하루에 1000인분씩 음식을 팔았지만, 요새는 10분의 1인 100인분 수준으로 확 줄었다. 이 식당의 지모 점장은 “아르바이트 대학생을 구해도 안전 문제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하루 이틀 만에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 인력난도 심각하다”고 전했다.

롯데 측은 시네마와 아쿠아리움의 운영이 정상화되면 하루 2만 명 이상의 고객이 유입돼 입점 상인들의 경영난도 차츰 해소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2일 정식 재개장을 앞두고 3일(9∼11일) 동안 진행하는 재개장 시설 무료 개방 이벤트에는 온라인 선착순 방문 예약이 1시간 40여 분 만에 마감됐다.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는 “롯데월드타워가 완공될 때까지 완벽에 가깝도록, 사소한 안전사고도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인들은 주차 시스템이 개선되지 않으면 근본적 해결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재 방문 최소 하루 전 사전 예약제로 주차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롯데월드몰은 10분에 1000원, 3시간 경과 시 10분에 1500원에 해당하는 주차비를 내야 한다. 한 입점 상인은 “재개장을 해도 밥 먹고 영화 보는 3∼4시간 동안 주차비를 2만 원 이상 내야 하는 주차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는 경영난의 근본적 해결이 어려울 것”이라며 “서울시와 롯데는 입점 상인들을 고려해 주차 문제 해결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롯데월드몰#상인#점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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