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과 그렉시트(Grexit·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감이 국내 기업들의 대(對) 유럽연합(EU) 수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0일 ‘그리스 사태의 한국경제 파급영향’이란 보고서를 통해 “그리스에서 디폴트가 발생하거나 그렉시트 우려감이 커지면 올해 한국의 대 EU 수출 증감률은 각각 1.4%포인트, 7.3%포인트 추가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11일(현지 시간)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서는 그리스의 구제금융 분할금 지원 협상이 논의될 예정이다. 만약 협상이 결렬될 경우 그리스가 채권단에 부채를 상환하기 어려워져 디폴트가 발생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그렉시트 우려도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경연은 일단 한국 내에서 심각한 외국인 자금 유출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 주요 은행이 한국에 빌려준 자금 중 경제적 손실 위험에 노출된 금액(익스포저)의 비중이 크지 않다는 분석 때문이다. 유럽 주요 은행의 대(對) 한국 익스포저는 2011년 유럽재정위기 당시 1675억2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4분기(10~12월) 1174억4000만 달러로 크게 줄어든 상태다.
그러나 수출은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환율 시장에서 원화가치가 ‘나홀로 상승’을 이어오면서 국내 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올 1분기(1~3월) 원유로 환율은 지난해 1분기 대비 16.6% 하락했다. 그리스 디폴트가 발생하면 올해 원유로 환율은 1.0%포인트 더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렉시트 우려가 확산하면 원유로 환율은 지난해보다 추가로 4%포인트 더 떨어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EU의 경제성장률도 크게 낮아져 국내 기업들의 수출 전선에는 먹구름이 끼게 된다.
홍준표 현경연 연구위원은 “기업은 단기적으론 자유무역협정(FTA),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수출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며 “정부도 유럽 지역에 수출하는 기업 지원책을 강화하고 국내 산업의 수출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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