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최근 잇따라 불거진 세무 비리의 ‘공범(共犯)’으로 지목되고 있는 세무 대리인(공인회계사, 세무사)들을 상대로 기강 잡기에 나섰다.
임환수 국세청장은 12일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국세청에서 강성원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정구정 한국세무사회 회장 등 세무 대리인 단체 간부진과 간담회를 갖고 “국세청은 비리 직원을 격리시키기 위해 부조리 방지 대책을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며 “세무 대리인 단체에서도 비리 차단을 위한 대안을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또 임 청장은 “(세무 대리인이) 공공성을 지닌 세무 전문가로 성실납세 이행을 유도하는 데에 이바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국세청이 이렇게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은 세무 대리인의 잇따른 비리가 세무 행정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근 드러난 국세청 과장급 간부 2명의 성매매 사건에서는 유명 회계법인 임원이 술값과 성매매 비용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올 3월에는 모 세무사가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로부터 6000만 원을 받아 국세청 조사공무원에게 전달한 정황이 포착돼 검찰이 서울지방국세청과 강남세무서를 압수수색했다.
임 청장은 “성실납세 이행과 납세자권익보호 강화, 투명한 세정 분위기 조성을 위해 세무대리인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국세청과의 발전적인 협력관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세청은 성실신고 유도 차원에서 올해 소득·법인세제 신고 기간 중 주요 세무법인에 과거 소득신고를 불성실하게 한 것으로 의심되는 법인 및 사업자 명단을 제공한 바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탈세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고 성실납부를 유도하는 데 중요한 한 축이 세무 대리인”이라며 협조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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