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일 관세청의 입찰 마감일을 앞두고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전에 뛰어든 후보군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중소기업들과 합작법인을 만들겠다는 ‘깜짝 카드’를 내걸었다. 입찰에 참여한다는 소문만 무성했던 이랜드도 입찰 참가를 최종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에 출사표를 낸 대기업은 HDC신라면세점, 현대백화점그룹, 롯데면세점, 신세계그룹, 한화갤러리아, SK네트웍스 등이다.
○ 현대백화점그룹, ‘첫 상생 면세점’ 만들겠다
12일 현대백화점그룹은 중소·중견기업과 합작법인 ‘현대DF’를 설립해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 간의 협력으로 업계 첫 상생 면세점 모델을 만들어 입찰 심사의 상생 평가 항목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구상이다.
합작법인 현대DF에는 유통·관광분야 중소·중견기업들이 주주사로 참여한다. 합작법인에 참여하는 기업은 여행사인 모두투어네트워크와 국내 최다 17개 호텔을 보유·운영하고 있는 앰배서더호텔그룹인 서한사, 인천지역 공항·항만 시내 면세점을 운영하는 엔타스듀티프리 등이다. 이 합작법인은 초기 자본금 100억 원에서 시작해 주주 간 약정을 통해 1500억 원대로 늘려갈 계획이다. 이 중 현대백화점그룹은 면세점 투자비용 전액을 100% 자기자본으로 조달해 무차입 경영 방침을 밝혔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백화점 30년 운영 노하우와 합작법인 참여 주주사들의 관광·숙박 사업 경쟁력을 접목해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의 시너지를 최대화해 상생 면세점 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 ‘복병’ 이랜드 시내 면세점 뛰어드나
이랜드는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현재 면세점 진출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했고 경영진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랜드는 기존의 유통과 패션, 외식 사업을 기반으로 호텔과 리조트 사업을 확장해 왔으며 면세점과 화장품 사업에 관심을 보여 왔다. 지난해 4월에는 박성경 부회장이 직접 나서 “대기업의 진출 제한이 없는 사이판 등에서 면세점 사업을 해볼 만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랜드는 ‘티니위니’ ‘스파오’ ‘후아유’ 등 패션브랜드가 중국 진출에 성공했고 중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아 면세사업에서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편 입찰 참가를 밝힌 대기업의 면세점 입지도 이르면 다음 주에 모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워커힐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SK네트웍스는 이날 서울 시내 면세점 입지로 서울 동대문에 있는 복합쇼핑몰 케레스타를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신촌, 홍익대 등 서울 서쪽지역과 도심지역을 검토한 끝에 다른 지역 대비 외국인 관광객의 선호도가 높고 다양한 관광산업 인프라를 가진 동대문을 최종 입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SK네트웍스는 케레스타 건물의 10∼13층을 면세점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하반기에는 현대백화점이 이곳 지하 4층∼지상 9층에 아웃렛을 열 예정이다.
신세계그룹도 늦어도 다음 주까지 서울 본점과 강남점 중 한 곳을 시내 면세점 후보지로 정할 계획이다. 롯데면세점은 중국인들이 많이 선호하는 홍익대, 동대문, 가로수길, 김포롯데몰 등 네 곳을 최종 후보지로 놓고 막판까지 저울질하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