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하나 사이에 두고… 대형 유통업체 6곳 “송도서 한판 붙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4일 03시 00분


“인천공항 이용 중국인 관광객 잡자”… 쇼핑몰-할인점-아웃렛 공사 한창
2017년 국제여객터미널 완공 호재… 영종도 카지노도 20분 거리 위치

인천 송도의 전경. 송도는 동북아무역센터(오른쪽)를 비롯한 고층 빌딩, 국내외 대기업과 국제기구들이 들어서고 인천공항과 가깝다는 점에서 유통업체들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게일인터내셔널코리아 제공
인천 송도의 전경. 송도는 동북아무역센터(오른쪽)를 비롯한 고층 빌딩, 국내외 대기업과 국제기구들이 들어서고 인천공항과 가깝다는 점에서 유통업체들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게일인터내셔널코리아 제공
현존하는 국내 최고층 빌딩인 인천 송도의 동북아무역센터. 이곳에 올라 북서쪽을 바라보면 센트럴공원이 한눈에 들어온다. 바닷물을 끌어온 수로에는 카누가 떠 있다. 수로 주위를 울창한 숲이 에워쌌다. 그런데 공원에서 시선을 남쪽과 동쪽으로 돌리면 전장(戰場)이 펼쳐진다. 송도는 격전을 앞둔 유통업체들의 전쟁터다. 전장의 장수는 롯데와 신세계를 비롯해 현대백화점 이랜드 홈플러스 코스트코 등 국내외 유통기업들이다.



○ 길 하나 사이에 둔 롯데와 신세계

동북아무역센터 바로 옆에는 롯데마트가 2013년 12월부터 영업하고 있다. 길 건너편에는 ‘롯데몰 송도’ 건립을 위한 땅 고르기 공사가 한창이다. 백화점 영화관 호텔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그 건너편에는 신세계가 매입 절차를 진행 중인 부지와 송도브릿지호텔이 있다. 신세계는 사들일 부지에 백화점이나 프리미엄아웃렛을 짓고 브릿지호텔은 자사 브랜드 호텔로 리모델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유통업계의 최대 라이벌인 롯데와 신세계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경쟁을 벌이게 된 것이다. 롯데와 신세계의 건물이 완공되는 시점은 2017년이다. 인천터미널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의 건물과 부지를 2012년 9월 롯데그룹이 사들이는 바람에 신세계가 백화점을 빼야 하는 시점도 공교롭게 2017년이다.

○ 집결한 유통기업들… 뜨거운 송도

롯데몰 부지의 대각선에는 이랜드가 호텔을 포함한 복합쇼핑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랜드는 2017년보다 1년 앞선 2016년에 쇼핑몰을 완성할 계획이다. 롯데 신세계 이랜드 쇼핑몰이 모두 모인 인천 1호선 인천대입구역은 송도는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쇼핑타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송도에서 이랜드는 이미 2013년 7월부터 인공 수로 위에 지은 야외 쇼핑몰인 ‘NC큐브 커낼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이랜드 쇼핑몰이 들어설 부지에서 두 블록 떨어진 곳에는 창고형 할인점인 코스트코가 입점을 확정했다. 역시 2016년 완공 예정이다. 인천대입구역에서 지하철로는 두 정거장, 차로는 5분 거리에 있는 테크노파크역에는 현대프리미엄아웃렛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아웃렛 바로 옆에는 홈플러스가 올해 안에 문을 열 예정이다.

○ 인천공항 인접… 중국인 관광객 모으기 최적

이처럼 유통기업들이 송도로 모여드는 것은 그만큼 송도의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003년 8월 청라 영종과 함께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송도는 포스코건설 대우인터내셔널 등 대기업, 녹색기후기금 등 국제기구가 잇달아 자리 잡으면서 국제도시로서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롯데몰 송도 개발을 총괄하는 롯데자산개발의 박준욱 개발사업팀장은 “녹색기후기금만 보더라도 2017년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면 연간 120회 이상 국제회의를 개최하기 때문에 유입 인구가 급증하게 된다”고 말했다.

유동 인구 증가와 함께, 유통기업들이 주목하는 것은 지리적 여건이다. 송도에서는 인천대교를 통해 인천국제공항에 25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다. 대형 카지노가 들어설 영종도에는 20분 안에 갈 수 있다. 중국인 관광객을 끌어 모으기에 매우 유리한 것이다. 여기에 2017년에는 송도와 맞닿은 연안에 국제여객터미널이 완공된다. 크루즈를 타고 오는 큰손 중국인 관광객이 쇼핑을 즐기기에 최적화된 곳이 송도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송도에서 쇼핑과 숙박을 해결하는 관광객을 모으고, 또한 서울 등 인근 지역과 연계한 관광상품을 개발하는 등 관련 기업들의 움직임은 갈수록 바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도=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송도#유통업체#공항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