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안 가도 성공할 수 있다’ 마이스터고 졸업생들 모습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4일 16시 43분


“쓸데없이 학벌에 매달려 대졸 백수만 양산하다가는 우리나라 미래 없다. 기술 우대가 필요하다.”

“고졸이 잘 사는 나라가 진짜 좋은 나라다.”

14일자 본보 B3면에 실린 ‘일터로 돌아오는 마이스터고 1기’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이다.

쓰기까지 약 10달이 걸린, 기자에게 매우 의미 있는 기사라 네티즌들 관심이 반가웠다. 지난해 7월 산업부로 출입처를 옮기며 기자는 마이스터고 1기가 현장에서 잘 성장하는 모습을 보도하고 싶었다. 2010년 기자가 교육부에 출입하며 만났던 마이스터고 첫 입학생들에게서 우리 사회의 희망을 봤기 때문이다. 어린 나이에 진로를 결정하고 “대학은 가야 한다”는 부모를 설득해 입학한 똑 부러진 친구들이었다.

하지만 어느 기업에서도 마이스터고 1기를 찾을 수 없었다. 일부 특례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군 복무 중이었다. 취업한 마이스터고 졸업생은 군 복무를 최대 4년까지 미룰 수 있지만 대부분 기업이 졸업 뒤 바로 또는 1년 내 입대를 권장하고 있었다. “교육시켜도 군대에서 다 잊어버릴 텐데 그럴 바에야 빨리 다녀오는 게 낫다”는 이유였다.

기업들은 한결같이 “마이스터고 졸업생이 뛰어나다”면서도 “군 문제로 채용 뒤 바로 활용할 수 없으니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1기들이 산업현장에 잘 복귀해야 마이스터고 제도가 잘 자리 잡을 텐데 걱정이 많이 됐다.

그러나 기우였다. 아직 모두 제대한 건 아니지만 대부분 성공적으로 현장에 복귀하고 있었다. 기업들의 반응도 좋았다. “현업에서 저마다 마이스터고 졸업생을 달라고 한다” “나이는 어려도 기술에 대한 기초지식도 있고 열정이 뛰어나다”는 것.

물론 밝은 면만 있는 건 아니었다. 일부 소규모 기업에서는 제대 뒤 재채용을 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마이스터고 졸업생을 값싼 노동력으로 인식해 처우를 제대로 안 해주니 제대 뒤 졸업생 스스로 안 돌아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언젠가 해외 교육 전문가가 기자에게 한 말은 늘 가슴에 남아있다. “공부는 학생의 수많은 재능 중 하나일 뿐인데 한국에서는 그 외에는 안 쳐주는 것 같아요.”

마이스터고 졸업생을 응원한다. 기술명장이 돼서 우리 사회에 ‘대학 안 가도 성공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길 바란다. 기업도 졸업생들의 군복무 기간을 손실이라 여기지 말고 아낌없이 지원해주면 좋겠다.

최예나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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