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에 꽂힌 이재용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9일 03시 00분


“IT 활용해 새 생태계 만든 혁신기업”… 삼성 수뇌부에 적극적 벤치마킹 주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 수뇌부에 미국 전기자동차 회사인 ‘테슬라’를 벤치마킹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올 초 미국 출장길에 실리콘밸리 팰로앨토 테슬라 본사를 방문했던 이 부회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테슬라 같은 회사가 돼야 한다”며 테슬라를 실리콘밸리발(發) 혁신의 대표 사례로 언급했다.

테슬라는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가 아니라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내는 데 가장 앞서 있는 혁신업체라는 게 이 부회장의 평가다. 그는 “(테슬라 본사가) 가볼 만한 곳”이라며 임원들에게 기회가 되면 직접 방문해 볼 것도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2003년 창업한 테슬라는 자동차를 탑승이 가능한 대형 IT기기로 인식한다. 관련 시장을 키우는 게 우선이라며 갖고 있는 전기차 특허를 전면 개방하는가 하면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에 전기차 충전소를 세우는 등 관련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이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테슬라가 전통적인 자동차 업체가 경쟁해 오던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아냈듯이 삼성도 현재 갖고 있는 기술을 기반으로 사물인터넷(IoT) 등 신사업을 모색해야 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이 부회장은 최근 실리콘밸리 마운틴뷰 지역에 세워진 삼성전자 신사옥을 “서울 본사의 분소 개념이 아닌 제2의 본사로 여겨야 한다”고도 거듭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사장단에 마운틴뷰를 중심으로 한 현장경영을 지시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삼성전자는 2012년부터 장기 임대 방식으로 운영해 오던 마운틴뷰 신사옥 부지 3만5000m²(약 1만 평)를 최근 아예 사들이기도 했다. 전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마운틴뷰 캠퍼스 규모를 더 키워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삼성 사장단에게 실리콘밸리에서 직접 눈으로 보고 현지 혁신 기업들과 제휴를 맺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아낼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테슬라#이재용#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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