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 수뇌부에 미국 전기자동차 회사인 ‘테슬라’를 벤치마킹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올 초 미국 출장길에 실리콘밸리 팰로앨토 테슬라 본사를 방문했던 이 부회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테슬라 같은 회사가 돼야 한다”며 테슬라를 실리콘밸리발(發) 혁신의 대표 사례로 언급했다.
테슬라는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가 아니라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내는 데 가장 앞서 있는 혁신업체라는 게 이 부회장의 평가다. 그는 “(테슬라 본사가) 가볼 만한 곳”이라며 임원들에게 기회가 되면 직접 방문해 볼 것도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2003년 창업한 테슬라는 자동차를 탑승이 가능한 대형 IT기기로 인식한다. 관련 시장을 키우는 게 우선이라며 갖고 있는 전기차 특허를 전면 개방하는가 하면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에 전기차 충전소를 세우는 등 관련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이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테슬라가 전통적인 자동차 업체가 경쟁해 오던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아냈듯이 삼성도 현재 갖고 있는 기술을 기반으로 사물인터넷(IoT) 등 신사업을 모색해야 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이 부회장은 최근 실리콘밸리 마운틴뷰 지역에 세워진 삼성전자 신사옥을 “서울 본사의 분소 개념이 아닌 제2의 본사로 여겨야 한다”고도 거듭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사장단에 마운틴뷰를 중심으로 한 현장경영을 지시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삼성전자는 2012년부터 장기 임대 방식으로 운영해 오던 마운틴뷰 신사옥 부지 3만5000m²(약 1만 평)를 최근 아예 사들이기도 했다. 전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마운틴뷰 캠퍼스 규모를 더 키워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삼성 사장단에게 실리콘밸리에서 직접 눈으로 보고 현지 혁신 기업들과 제휴를 맺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아낼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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