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과·식품 업체들의 올 1분기(1∼3월) 성적표가 나왔다. 신제품 효과와 히트 상품,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에 따라 성적표가 갈렸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제과·식품 업체 중 가장 두드러진 성적표를 받아 든 곳은 해태제과였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해태제과의 연결기준 1분기 영업이익은 7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억2700만 원)의 14배에 이른다. 지난해 1분기 1533억 원이던 매출액은 올해 1791억 원으로 16.8% 늘어났다.
실적 호조의 견인차는 지난해 8월 출시된 ‘허니버터칩’을 비롯한 허니 시리즈였다. 해태제과에 따르면 허니버터칩은 올 1분기에만 190억 원어치가 팔렸다. ‘허니통통’ 등 자매 제품도 170억 원어치 판매됐다. 이들 제품이 전체 매출액의 5분의 1을 차지한 셈이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허니버터칩은 시장에 내놓는 즉시 팔려 나가면서 재고가 없는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며 “재고 처리를 위한 할인 행사를 할 필요가 없고, 재고 관리 비용까지 줄어들면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해태제과의 실적 호조는 모기업인 크라운제과의 주가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올 3월 4일 주당 24만6000원이던 크라운제과 주가는 20일 43만3000원까지 올랐다.
오리온은 중국 시장의 성장세를 바탕으로 1분기 6982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6548억 원)보다 6.6% 증가한 수치다. 오리온은 특히 매출의 절반 이상(50.7%·3537억 원)을 중국에서 벌어들였다. 오리온의 ‘초코파이’는 중국 시장의 40%를 점유하며 올 1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국내외 분기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했다. 감자스낵류도 20%의 점유율로 선전했다는 평가다.
반면 라면 시장 점유율 1위인 농심의 1분기 매출(5399억 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5423억 원)보다 0.4% 감소했다. 수미칩과 허니머스타드 등 스낵류의 고른 인기에도 매출의 70%를 웃도는 라면류의 판매, 특히 수출이 부진했던 탓이다. 농심의 1분기 스낵류 매출은 지난해 835억 원에서 올해 963억 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라면 매출은 4098억 원에서 3912억 원으로 줄었다.
농심은 최근 출시한 지 한 달 만에 600만 개 넘게 팔린 ‘짜왕’과 ‘우육탕면’ 등에 기대를 걸고 있다. 농심 측은 “수미칩이 달콤한 스낵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데다 경쟁이 치열한 라면 시장에서도 신제품이 빠르게 안착하고 있는 만큼 2분기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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