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시승기]7000RPM까지 단번에… ‘괴물 엔진’에 깜짝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2일 03시 00분


[여기자 강유현의 쉬운 시승기]포르셰 ‘911 카레라 4 GTS 쿠페’
시트, 등에 착 달라붙어 편안… 4륜구동 덕에 코너링 안정적

포르셰 ‘911 카레라 4 GTS 쿠페’라면 장시간을 혼자 달려도 친구가 필요할 것 같지 않았다. 운전은 즐거웠고 힘은 놀라웠다. 기기 조작은 재밌었고 엔진음은 강렬했다. 감촉은 부드러웠고 시트는 편안했다. 왜 이 차가 수많은 사람의 ‘드림카’인지 알 것 같았다.

앞으로 길게 빠진 보닛과 미사일처럼 곧게 빠진 패스트백(지붕에서 끝까지 경사가 완만하게 이어진 모양)은 세련된 인상을 줬다. 문을 열자 시트와 스티어링휠, 대시보드, 기어노브를 통째로 감싼 빨간 가죽이 ‘운전석에 빨리 앉으라’고 속삭이는 것 같았다. 감촉은 살결처럼 부드러웠다. 특히 이 놈의 시트. 시승차를 받자마자 서울에서 부산까지 내달렸는데도 허리가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요추받침은 물론이고 허벅지와 옆구리의 조임 정도까지 조절할 수 있어 과격한 코너링에도 안정감을 선사했다.

시동을 걸자 뒤에서 들려오는 배기음이 공간 전체를 울렸다. 3800cc 6기통 가솔린 엔진이 후면부에 장착돼 있기 때문이다. 이 차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이르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4.0초. 주행모드(일반,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중 스포츠 플러스를 선택하고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자 몸이 시트 깊숙이 박히며 이륙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RPM(분당 회전수)은 7000까지 올라갔다. RPM을 단번에 7000까지 쓰는 차는 거의 보지 못했다. 이 정도면 엔진 힘이 괴물 수준이다.

주행 모드에 따라 차량의 성능은 크게 달라졌다. 일반 모드에서는 차가 약간 무겁게 느껴졌다. 시속 70km에 이르면 변속기가 최고 단수인 7단을 쓰며 연료소비효율(연비)을 극대화했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시속이 100km를 넘어가면 7단을 놨다. 스포츠 플러스 모드에선 시속 100∼150km까진 3, 4단으로 거뜬하게 커버하고 시속 200km에 육박하니 5단으로 넘어갔다. 주행 모드를 올릴 때마다 배기음도 거칠어졌다. 그만큼 옆 사람과 대화를 나누긴 어려워졌다.

고속 구간에서 차체는 밑으로 ‘차악’ 깔렸다. 버튼을 누르니 지붕에 숨어 있던 스포일러가 솟아올라와 다운포스를 강화했다. 여기에 낮은 지상고까지 한몫했다. GTS의 지상고는 기존 섀시를 장착한 911 모델들에 비해 10mm 낮다. 기자가 시승한 차는 지상고를 더 낮춰 놓은 모델이라 바닥부터 차량까지의 높이가 기자의 손 길이보다 짧았다.

4륜구동 모델답게 코너링도 안정적이었다. 크롬으로 감싼 패들 시프트는 손가락으로 가볍게 쥐기에 알맞았다.

연비는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이 차의 공인 연비는 L당 8.2km. 서울→부산행에선 모드를 바꿔 가며 험하게 몰았는데도 연비는 L당 9km대가 나왔다. 돌아올 땐 경기 이천부터 길이 꽉 막혀 L당 6.8km, 서울에서 시내 주행만 했을 땐 L당 8.6km가 나왔다.

인테리어 중 눈에 띈 것은 컵 홀더. 대시보드와 글로브박스 사이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양쪽으로 컵홀더가 튀어나왔다. 컵 크기에 따라 조임 정도를 조절할 수 있어 격한 질주에도 커피가 흘러내리지 않아 만족스러웠다. 스피커는 보스 제품을 장착했다.

엔진이 뒤에 있는 만큼 트렁크는 앞에 있다. 아이스박스 하나 들어갈 정도면 꽉 찰 크기이므로 짐은 뒷좌석에 싣는 것이 좋겠다. 어차피 2인승 차라 뒷좌석에 사람이 타는 것은 불법이므로.

길이 4509mm, 폭 1852mm, 높이 1296mm, 최고 출력은 7500RPM에서 430마력, 최대 토크는 5750RPM에서 44.9kg·m, 최고 시속은 302km다. 가격은 1억7130만 원이다.

yh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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