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차를 살 때부터 중고차 매매를 고려하는 알뜰 운전자들이 많다.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차 가격도 중고차로 팔 가격을 생각하면 그리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을 때도 많다.
중고차가 새 차보다 가격이 떨어지는 건 당연한 이치지만 모든 차가 같은 비율로 가격이 내려가는 것은 아니다.
차 가격이 다르듯 차 가격이 떨어지는 비율(감가율)도 차마다 다르다. 어떤 차들의 잔존가치가 높은지 알 수 있다면 차를 살 때도 부담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중고차 전문기업 SK엔카에서 5월에 매매된 중고차 중 잔존가치가 높은(감가율이 낮은) 차들을 보면 일정한 법칙이 보인다. 일단 국산차가 수입차보다 잔존가치가 높고, 잔존가치가 높은 차종은 주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또 국산차 중에선 기아자동차의 모델들이 상위권을 거의 ‘싹쓸이’한 것을 알 수 있다.
국산차 중 가장 잔존가치가 높은 차는 기아차의 대표적 SUV 모델 ‘뉴 쏘렌토 R’였다. 2012년식의 현재 시세가 2420만 원으로, 2800여만 원 정도인 신차 가격에 비해 15.8%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2위인 ‘더 뉴 K7’의 25.0%와 비교해도 10%포인트 가까이 낮은 수치다.
혼다 ‘뉴 CR-V’ SK엔카 제공수입차 중에서는 혼다의 간판 SUV 모델인 ‘CR-V’가 30.0%의 감가율로 1위에 올랐다. 수입차 중에서는 감가율이 제일 낮긴 하지만 국산차 중 5위인 기아차 ‘스포티지 R’보다도 감가율이 높다.
이런 현상에 대해 SK엔카 측은 “신차 시장과 달리 중고차 시장은 가격이 어느 수준 이상이 되면 안 팔리기 때문에 신차 가격이 높은 수입차가 감가율이 높은 편”이라며 “거의 정가대로 차 값을 받는 국산차에 비해 수입차가 할인을 많이 해주기도 해 중고차 가격이 더 떨어지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SUV가 감가율이 작은 것은 시장 수요가 많기 때문이고, 유독 기아차 모델이 인기인 것은 가격대가 중고차 시장에 적당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잔존가치가 많이 떨어진(감가율이 높은) 차들은 국산차 중에서는 쌍용자동차 ‘체어맨’(감가율 51.4%), 현대자동차 ‘쏘나타 하이브리드’(46.1%), 르노삼성 ‘올 뉴 SM7’(45.8%)이었고 수입차 중에서는 혼다 ‘올 뉴 어코드’(58.2%), 렉서스 ‘ES350’(55.9%), BMW ‘뉴 7 시리즈’(52.3%) 등이었다. 대개 중형 이상급 세단 모델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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