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 효과’… 롯데 식품 3총사, 주가 수직상승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2일 03시 00분


액면분할땐 거래-주가 상승 기대
아모레퍼시픽 분할공시 이후 칠성 51%, 푸드 50%, 제과 15% 올라

아모레퍼시픽이 ‘액면분할 다이어트’에 성공한 이후 다른 고가 ‘황제주’들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3월 3일 액면분할을 공시한 뒤 주가 상승 랠리를 이어가면서 이들 종목도 덩달아 주가가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아직 액면분할을 확정짓진 않았지만 앞으로 액면분할에 나설 경우 유동성이 개선되면서 주가가 뜰 것이라는 기대감이 미리 반영되고 있다는 게 증권가의 해석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칠성, 롯데제과, 롯데푸드 등 ‘롯데 식품계열 3사’의 주가가 최근 나란히 치솟고 있다. 이 3개 종목은 주가가 90만∼260만 원대인 고가주들로 다음 번에 액면분할에 나설 수 있는 후보군이다.

롯데칠성은 이날 260만5000원으로 마감해 3월 3일(172만8000원)보다 50.75% 올랐다. 올해 들어 3월 2일까지의 상승률(16.03%)보다 훨씬 높은 상승률이다. 롯데푸드는 3월 3일 이후 49.76% 올랐고, 롯데제과도 15.06% 상승했다. 이들 종목의 올 들어 3월 2일까지 상승률은 각각 6.72%, 0.34%다. 이 3개 종목은 1분기(1∼3월) 실적도 크게 개선됐다. 또 다른 고가주인 오리온도 3월 3일 이후 97만1000원에서 135만 원으로 39.03% 올랐다. 이 종목의 올 들어 3월 2일까지 상승률은 ―4.43%였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30만 원 이상이고 액면가가 5000원 이상인 종목 가운데 유동성이 극히 낮은 종목들이 액면분할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이런 조건을 만족하는 종목들은 롯데 식품계열 3사와 오리온 등이며 이들이 실제 액면분할에 나서면 그 효과는 아주 클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액면분할 이후 18일까지 아모레퍼시픽의 개인투자자 평균 거래 비중은 59.2%로 액면 분할 공시 전(약 27%)의 두 배 수준으로 커졌다. 같은 기간 하루 평균 거래량도 57만8638주로 공시 전(10여만 주)의 6배 수준으로 늘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날 42만2500원으로 마감해 액면분할 직전 마지막 거래일인 4월 21일보다 8.78% 올랐다. 교보증권은 향후 아모레퍼시픽의 주가가 53만 원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투자업계는 투자자들이 아모레퍼시픽처럼 저유동성 고가주의 ‘액면분할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애란 현대증권 연구원은 “롯데 식품계열 3사의 실적 전망이 긍정적으로 나와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면서도 “아직 액면분할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올해 하반기(7∼12월)에는 액면분할 종목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단일순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시장서비스팀장은 “아모레퍼시픽의 재상장 이후 액면분할이 유동성 제고에 있어서 확실한 처방약이라는 것이 확인됐다”며 “공식적으로 의사를 밝힌 기업은 아직 없지만 많은 주주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저유동성 고가주 기업들이 액면분할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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