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실무자 연구개발에 투입… 신속한 사업화 바탕으로 R&D 추진

[R&D 혁명]
엔지니어링 파트 검증 거쳐 →사업화 위한 실무진 의견 반영
→연구성과 극대화하는 ‘SK식 연구개발’로 큰 성과

“누구나 하는 인수합병·투자보다 신기술로 글로벌 시장 공략할 터”

SK그룹은 그룹 수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에너지, 화학분야의 급격한 외부 환경변화와 정보통신 시장의 성장정체 등 전반적으로 침체된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연구개발(R&D)을 통한 ‘혁신경영’에 나서고 있다.

SK의 R&D는 ‘연구만을 위한 연구’에서 벗어나 사업화를 최종 목표로 두고 연구를 진행한다. 실제 시장에서 부가가치 생산이 가능한지가 연구개발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다. SK 관계자는 “사업부서 실무자들을 연구개발 과정에 참여시켜 비즈니스 감각이 반영된 제품을 생산토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SK는 사업화를 염두에 둔 R&BD(Research & Business Development) 체계를 활용해 연구개발을 추진해왔으며,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엔지니어링(E) 체계를 더한 ‘R&BD+E’ 체계를 도입했다. 연구를 사업화와 연계하기 위해 엔지니어링 파트의 충분한 검증을 거치고, 신속한 사업화를 위한 실무진의 의견을 반영, 연구개발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SK식 연구개발’은 순환 구조를 형성하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낸 바 있다.

SK그룹의 맏형격인 SK이노베이션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와 전자소재 등 신성장사업의 체질을 강화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의 리튬이온 배터리 R&D 성과가 집약된 37.5 KWh급 배터리팩을 탑재해 최고 시속 160km, 최장 200km를 운행할 수 있는 선바오EV는 올해부터 본격 시판된다. 미국 셀가드를 제치고 세계 2위에 오른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LiBS) 사업은 지난해 8∼9호기를 차례로 가동했다.

SK 관계자는 “올해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의미 있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위기 대응력 제고와 미래성장을 위한 R&D에 더욱 주안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 역시 R&D를 기반으로 경쟁력 제고에 나선다. 차세대 플랫폼 혁신 전략을 위해 ‘T밸리’라는 전담조직을 만들어 고객의 관심과 선호가 높은 영역(엔터테인먼트, 미디어, 스포츠, 패션 등)과 생활 필수 영역(쇼핑, 홈, 보안, 교육, 금융 등) 등 다양한 영역에서 고객의 구매 준거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 개발에 주력하기로 했다.

또 과학적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각 개인에 최적화된 맞춤형 방송 시도 등을 통해, 모바일에 최적화된 미디어 소비형태를 구현하는 ‘뉴미디어 플랫폼’도 개발한다.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플랫폼 육성을 통해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력하는 개방형 생태계도 키워갈 계획이다.

이만우 SK PR팀장(부사장)은 “인수합병(M&A)이나 투자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경쟁사보다 더 큰 수확을 기대하려면 기술이 있어야 한다”면서, “SK만의 R&D를 통한 신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