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8%에서 3.3% 안팎으로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한국은행, 민간 경제연구소 등이 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내리는 상황에서 정부도 더 이상 기존의 장밋빛 전망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31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경제성장률, 취업자 수,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 등 경제 관련 주요 지표를 현재의 부진한 경기 상황에 맞도록 조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6월 말 발표 예정인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수정 전망치를 공개할 예정이다.
성장률 전망치와 관련해 정부는 작년 말 내놓은 전망치인 3.8%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수출과 기업 투자가 부진하고 저물가 기조가 계속되는 상황을 감안할 때 기존 전망치에서 0.5%포인트 안팎 내리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미 5월 초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작년 수준(3.3%)을 보일 것”이라고 말해 전망치 수정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정부는 엔화 약세가 계속되는 데다 세계 교역량이 전반적으로 줄어들면서 한국 경제의 지지대 역할을 해 온 수출이 부진에 빠진 점을 특히 우려하고 있다. 실제 올해 4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8.1% 줄어들면서 3월 수출 감소율(4.3%)보다 감소 폭이 커졌다. 이에 따라 4월의 전체 산업생산이 3월보다 0.3% 줄어드는 등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월까지 5개월 연속 0%대를 기록하며 정부의 전망치 2.0%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기재부 당국자는 “아직 추가경정예산 편성 가능성을 거론하기는 이른 시점”이라며 “6월 초 집계되는 5월 경기 동향 속보치와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성장률 전망치 등을 조정하고 경기부양책의 내용을 조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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