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 고공행진이 계속되면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금 비율)이 사상 처음으로 70%를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이미 지난해 12월 70%를 넘은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7개월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1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5월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4월(71.3%)보다 0.2%포인트 오른 71.5%로, 조사가 시작된 1998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세가율은 2013년 4월(63.3%) 이후 25개월 연속 오르고 있으며, 지난해 11월부터 매달 최고치를 다시 쓰고 있다.
특히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이 5월에 사상 처음으로 70%를 넘어섰다. 4월(69.8%)보다 0.4%포인트 오른 70.2%로 지난해 5월(65.4%)과 비교하면 4.8%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서울과 인천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아직 70%를 넘진 않았지만 각각 68.8%, 68.6%로 70%에 바짝 다가섰다. 경기 아파트 전세가율은 71.5%로 이미 70%를 넘었다.
수도권 시군구별로 전세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수원 영통구로 77.4%에 이른다. 이어 경기 화성시(77.2%), 하남시(76.8%), 의왕시(76.5%), 군포시(76.4%)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에서는 5월 들어 강북구(70.4%)와 도봉구(70.1%)가 처음으로 70%를 넘어 25개 구 가운데 13개 구가 전세가율 70%대를 기록했다.
전세가율이 높아지는 것은 전세난이 심해지면서 매매가격보다 전세가격이 더 많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0.46% 올랐지만 전세금은 0.62% 상승했다. 올해 들어 5월까지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이 1.97% 상승하는 동안 전세금은 3.29%나 올랐다.
전세금 상승세가 멈추지 않자 실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으로 눈을 돌리면서 분양시장도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통상 6월은 분양 비수기이지만 올해는 건설사들이 분양을 서두르면서 올 들어 월별 가장 많은 물량이 쏟아져 나올 예정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이달 전국 72곳에서 총 5만6852채(임대,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등 제외) 가운데 5만1798채가 일반에 분양된다. 이는 지난달 분양실적 2만6134채의 두 배, 지난해 6월 물량인 1만7209채의 세 배에 가깝다.
분양열기가 뜨거워 높은 경쟁률을 보이는 단지가 속출하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역별로 입지와 분양가에 따라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게다가 올해 신규 분양물량이 2008년 이후 사상 최대인 40만 채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돼 아파트가 준공되는 2, 3년 후 공급과잉에 따른 집값 하락과 역전세난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센터장은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실수요자 관점에서 입지와 분양가, 호재 등을 꼼꼼히 따져 냉정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