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현대가와 삼성가가 손잡은 만큼 최고의 브랜드 구성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세계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관광 허브형 면세점을 만들겠습니다.”
3일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현대산업개발 본사에서 만난 양창훈 HDC신라면세점 대표(현대아이파크몰 대표이사 사장)는 자신감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HDC신라면세점은 현대산업개발과 호텔신라가 절반씩 출자한 면세점 법인이다. 용산구 아이파크몰에 면세점 입지를 정한 두 회사는 양 대표와 한인규 호텔신라 운영총괄 부사장을 공동대표로 선임했다.
HDC신라면세점은 중국 최대 여행사인 CTS사와 독점 협약을 맺고 용산역에서 출발하는 열차를 활용한 관광상품 개발에 나선다. CTS를 통해 KTX 호남선이나 ITX-청춘열차(용산∼춘천) 노선과 연계한 한국 여행상품을 판매한다는 것. 충남 보령, 전남 담양, 강원 춘천 남이섬 등 지방 관광지를 여행상품으로 만들어 서울과 제주 등 국내 일부 지역에 국한된 중국인 관광 수요를 분산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밖에 용산역 주변의 이태원과 국립중앙박물관, 남산공원, 용산공원 등도 면세점과 연계한 관광자원으로 활용한다.
양 대표는 “쇼핑이 전부가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에 다시 올 수 있도록 관광 콘텐츠와 연관된 허브형 면세점을 준비하고 있다”며 “지자체와 연계해 새로운 관광 수요를 자체적으로 창출해 국내 관광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태원의 이슬람사원과 연계해 장기적으로 이슬람교도의 관광 수요를 이끌어 낼 계획이다. 종교적 규율이 엄격한 무슬림들이 불편함 없이 쇼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면세점 내에 대규모 할랄푸드 전문식당도 마련한다.
HDC신라면세점은 용산 아이파크몰에 세계 최대 규모의 도심형 면세점을 만들겠다는 승부수를 띄운 만큼 면세점 안에 다양한 시설을 마련한다. 국내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들이 복합 쇼핑시설인 몰(mall) 형태로 변화하고 있는 것처럼 면세점도 쇼핑과 문화시설이 어우러진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양 대표의 설명이다.
우선 가장 핵심 시설인 쇼핑 공간은 전체 6만5000m²의 면적 가운데 2만7400m² 규모로 조성한다. 명품 브랜드부터 국내 중소·중견기업 제품까지 총 400여 개 브랜드를 입점시킬 계획이다. 중소·중견기업 전용 제품으로 채워지는 전용관은 3300m² 규모로 별도 운영한다. 또 SM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5000m² 규모의 한류 공연장을 운영하고, 지역 특산물 홍보관 시설도 조성할 계획이다.
인근 지역 상권의 활성화를 위해 용산전자상가연합회와 협약도 체결했다. 면세점이 들어서면 용산전자상가에도 중국인 관광객이 유입돼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다. 양 대표는 “침체됐던 일본 도쿄의 아키하바라 전자상가가 중국인 관광객 특수로 다시 살아난 것처럼 면세점과 지역사회가 상생하는 구조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과 범현대의 재벌가끼리 연합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의 입찰이 따로 이뤄지는 만큼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양 대표는 “해외 마케팅을 통한 관광객 흡수, 지역사회와의 복합 개발 등 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대기업끼리 총체적 역량을 집중해 세계 1등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맞다”며 “면세점 운영 시스템 안에 지역사회 및 중소·중견기업과의 상생 방안을 담은 만큼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