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유일 MICE전용-명품 면세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5일 03시 00분


[‘10조 전쟁’ 대기업의 면세점 전략]<4>현대백화점그룹 이동호 사장

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동호 현대백화점그룹 사장은 “중국 단체 관광객 위주의 면세점 운영에서 벗어나 고객층을 다변화하기 위해 서울 강남에 입지를 정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 제공
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동호 현대백화점그룹 사장은 “중국 단체 관광객 위주의 면세점 운영에서 벗어나 고객층을 다변화하기 위해 서울 강남에 입지를 정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 제공
중국인 관광객 외에 또 다른 면세점 고객층을 창출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동호 현대백화점그룹 사장은 자신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서울 강남구에 한 해 600만 명의 비즈니스·의료 관광 목적의 외국인이 방문합니다. 지금까지 강남에 대형 면세점 시설이 없어 이들의 쇼핑 수요를 놓쳤지만, 전체 80여 개 명품 브랜드가 입점하는 ‘기업 회의·포상 관광·컨벤션·전시회(MICE)’ 전용관과 프리미엄 명품관을 운영해 신규 고객을 창출할 겁니다.”

현대백화점그룹과 중소 중견 기업 6곳이 합작한 면세 법인 ‘현대DF’는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에 참여한 대기업 7곳 가운데 유일하게 강남에 입지를 정했다. 코엑스 단지 내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2개 층에 1만2000m² 규모의 면세점을 조성한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추구하는 새로운 면세 사업 모델은 ‘고품격 라이프스타일 면세점’이다. 이 전략의 중심에는 80여 개 명품 브랜드가 입점하는 MICE 전용관과 프리미엄 명품관이 있다. MICE 전용관은 해외 출장으로 한국을 찾은 남성 고객을 위한 제품을 구비한다. 프리미엄 명품관에는 루이뷔통 구치 등 유명 브랜드가 들어설 예정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면세점 주변의 컨벤션센터와 특급 호텔, 카지노, 코엑스몰, 도심공항터미널, SM타운 등 풍부한 관광 인프라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서울지하철 2·9호선과 39개 버스 노선, 공항 리무진 등이 지나가 대중교통 접근성이 뛰어나고 향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와 고속철도(KTX) 노선 신설도 예정돼 있다.

또 인근 한국전력 터에 현대차 글로벌 비즈니스센터가 건립을 앞두고 있어 연간 600만 명 수준의 강남구 방문 외국인 관광객이 향후 1000만 명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코엑스단지 내에 롯데면세점이 있지만 5800m²로 규모가 작고, 핵심 명품 브랜드인 샤넬 구치 루이뷔통 등이 입점해 있지 않아 강남권 내 대형 면세점 추가 설립이 시급하다는 것이 현대백화점그룹의 설명이다.

이 사장은 “기존 국내 면세 사업의 중심축인 중국인 단체 관광객도 놓치지 않기 위해 국내 최대 인바운드 관광 업체인 모두투어를 합작 법인 주주로 참여시켰다”며 “강남구를 방문하는 비즈니스 고객층과 중국인 단체 고객을 아울러 두 토끼를 다 잡겠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관세청의 심사 평가 기준 1000점 만점에 300점을 차지하는 중소기업 상생과 사회 환원 분야에서도 승부수를 띄웠다. ‘면세점은 국가의 특혜를 받는 사업인 만큼 사회환원에 힘써야 한다’는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뜻에 따라 면세 사업을 통해 얻은 영업이익의 20%를 매년 사회에 환원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르면 향후 5년간 발생할 영업이익 300억 원 정도가 관광 인프라 확충 사업과 소외계층 지원에 사용된다.

또 국산품 매장의 70% 이상을 중소·중견기업 전용 매장으로 꾸민다. 매장 효율이 높은 최적의 입지에 배치하고 판매 실적과 관계없이 최소 2년 이상 매장 유지 기간을 보장해 준다. 이 사장은 “100억 원의 상생 펀드를 통해 중기에 금전적으로 지원해 주는 등 현실적 상생 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면세 사업 경험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백화점 등으로 쌓은 40여 년 유통 경력을 강조했다. 이 사장은 “면세 사업은 보세 물품을 잘 보관하고, 공항 출국장까지 잘 배달해 주면 된다”며 “유통 경력 40여 년 동안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주주 구성에 면세점 경험이 있는 엔타스듀티프리와 현대아산을 참여시켜 행정 능력을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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