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은 경영학이나 사회학에서 오랜 논쟁거리였다. 어떤 이들은 다양성이 조직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다준다고 한다. 반면 다양성은 집단 간 문화충돌과 갈등을 조장하기 때문에 조직의 생존에 위협이 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루스 브론스타인 코네티컷대 사회학과 교수, 브래드 펄턴 듀크대 사회학과 박사과정, 리처드 우드 뉴멕시코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 두 가지 입장 중 어느 한편에 서는 대신 다양성이 조직에 던지는 각종 도전을 완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연구했다.
이 연구는 개신교, 천주교, 유대교, 이슬람교 등 다양한 종교집단이 모여 만든 다(多)종교 시민단체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자들은 서로 다른 계층적 기반을 가진 종교집단들이 커다란 갈등 없이 어떻게 성공적으로 조직의 미션을 수행했는지를 살폈다.
이들이 주목한 것은 문화적 다양성을 가로지르는 가교적 문화의례(bridging cultural practices), 구체적으로는 공중기도 의례였다. 예를 들어 하나님, 알라, 야훼 등 구체적인 신의 이름을 부르는 대신 그 이름이 무엇이든 사회적 약자를 돌보고 평화와 사랑을 추구하는 ‘초월적 존재’를 향해 기도함으로써 모든 종교집단이 ‘대의’를 위해 연대할 수 있도록 했다. 공중기도를 통해 다른 종교에 대한 존중을 공개적으로 표명하는 것도 흔히 관찰됐다. 이 단체에서는 집단 간 차이를 억누르거나 무시하는 대신에 공중기도 의례라는 상징적 활동을 통해 다양한 문화가 서로 용인되고 공통의 대의 아래 서로 연결될 수 있었다.
이 연구는 정치적, 사회적 목적을 위해 결성된 시민단체를 대상으로 했지만 기업 같은 경제조직에도 적용될 수 있다. 어느 기업이든 성, 연령, 계층 등 여러 차원에서 다양한 구성원을 고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서로 간의 차이를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한편 공통의 신념 체계 아래 이런 차이를 녹여낼 수 있는 가교적 문화의례를 적극적으로 고려해봐야 한다. 공중기도 의례에 대한 기능적 등가물은 기업에서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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